대전 경기장 인근 주민들 교통체증·소음공해 호소 당국 "무조건 통제 어려워"

26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 대종로 333번길에 불법주정차된 차량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김대욱 기자
26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 대종로 333번길에 불법주정차된 차량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김대욱 기자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프로야구 관람객이 몰리면서 인근 거주민, 상인들이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불법 주·정차량들이 경기장 인근 상점가뿐만 아니라 주변 거주지 골목까지 점령하는 탓에 거주민들의 생활불편으로 번지고 있다. 야구관람객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관할당국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오후 5시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이 날은 한화이글스 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홈경기를 보러 온 경기장 주위에는 야구관람객들이 북적였다. 경기 시작 전, 1시간도 더 남은 상황이지만 경기장 주위 충무로·대종로 가변주차장은 이미 만차인 상태였다. 일부 차량들은 가변주차장 옆에 비상등을 켜고 이중정차를 하기도 했다. 6차선의 대도로지만 이중주차로 이따금씩 경적음이 들리며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장 인근의 대사동·부사동·문창동 거주지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불법 주·정차를 한 차량들이 골목을 메우고 있어 교행이 어려워졌다. 특히 충무로 92번길·86번길은 유난히 불법 주·정차가 만연해 거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야구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야구경기가 있는 날만 되면 출근할 때부터 예민해진다. 퇴근하고 나서 집 근처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주·정차 차량들이 골목을 차지하고 있어 불편한 경우가 많다"면서 "경기를 보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거주민·상인들의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인식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인근 거주민들은 최근 대전시, 중구, 한화 측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매년 이맘때마다 교통체증이 극심해져 대대적인 주차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게 골자다. 중구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의 계도나 단속을 강화하고, 대전시설관리공단·한화 측에는 야구관람객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플래카드 게시, 광고집행 등을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중구청, 대전시설관리공단 등도 뾰족한 수를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장이 꽉 찰 정도로 야구관람객들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주차통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대전을 방문하는 타 지역 관람객들도 있어 무조건적인 단속도 어렵다는 게 시설관리공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얼마 전에 경기장 인근 거주민들이 불법 주·정차로 인한 생활불편을 호소하며 (가칭)문창동 공영주차장 추진확보 위원회를 구성하고 경기장 내 주차장 유료화, 주차장 증축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검토 결과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내 주차장은 야구경기가 있는 날만 만차가 되는 터라, 유료화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한화측과 관련 대책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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