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재발견 16 태안 안면도

안면암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이 빠진 때 부교를 통해 여우섬과 조구널섬 사이의 부상탑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태안군 제공
안면암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이 빠진 때 부교를 통해 여우섬과 조구널섬 사이의 부상탑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태안군 제공
태안군의 유인도서는 8곳, 무인도서는 110곳으로 충남 전체 도서수의 44%를 차지한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열도(列島·줄을 지어 늘어선 여러 개의 섬)인 격렬비열도와 괭이갈매기의 서식처인 란도도 유명하지만 태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섬은 안면도다. 1991년 국제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두번의 꽃박람회가 개최됐고 사업자 선정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개발사업도 진행중이다. 안면도는 계절에 상관없이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충남의 대표적 관광지일 뿐 아니라 수산자원도 풍부한 어촌지역이다.

△천혜의 비경 자랑하는 해수욕장들=긴 해안선을 따라 꽃지·방포·삼봉해수욕장 등 14개의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으며 저마다 나름의 독특한 환경을 자랑한다. 썰물 때 고운 모래사장으로 뒤덮인 해변, 다시 밀물이 밀려오면 섬이 되는 해변에 해가 지고 노을이 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안면읍에 위치한 방포해변은 모래의 질이 좋고 야영을 하기도 적격이다. 조용한 분위기로 가족단위 휴양지로 좋다. 서남쪽으로는 천연 방파제가 있어 낚시를 하기에도 좋다. 백사장에는 자갈이 많고 해안에는 천연기념물 138호인 모감주나무 군락이 있다.

꽃지해수욕장은 안면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안면도의 중앙에 위치한 꽃지는 드넓은 백사장과 송림, 피서객 편의시설, 숙박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황홀한 저녁노을의 풍광과 어울어져 독특한 정취를 선사하는 쌍바위가 있는 곳도 꽃지해수욕장이다. 남편을 기다리다 끝내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꽃지의 명물 할미·할아비바위는 꽃지해수욕장에 위치한 2개의 바위섬으로 꽃박람회 이후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서해안 낙조 감상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꽃지해수욕장은 봄·가을에는 바다낚시, 여름에는 해수욕, 겨울에는 낙조를 즐길 수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긴 해변을 따라 붉은 해당화가 많이 피었다고 해서 `화지(花地)`라고 불리다가 한글 명칭인 `꽃지`로 이름이 변했다. 꽃지해수욕장의 백사장 길이는 3-4㎞ 달할 정도로 넓고 수심도 완만해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해수욕장 왼편 둔두리 파식대는 오랜 세월 파도에 씻겨 만들어진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기암괴석으로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밧개해수욕장은 어린이들의 해양체험 학습장으로 제격이다. 박개해수욕장의 길이는 3.4㎞ 정도로 어패류와 해초가 많이 서식한다.

개장한지 오래되지 않은 샛별해수욕장은 동해안,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조약돌 해변을 볼 수 있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하며 민박집과 야영 텐트촌도 구비돼 있다.

안면도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군도 14호선에 이어진 방포에서 백사장까지 9.9㎞ 해안도로다. 소나무와 은빛 모래밭의 조화가 운치를 더한다.

△조선왕조부터 지켜온 안면송림=안면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혈통 좋은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는 송림이 있다. 그 뒤에는 단일종의 소나무를 500여 년간 지속적으로 보호해 온 조선왕조의 철저한 노력이 있었다. 안면도 소나무는 예전부터 국가에서 관리해 온 소나무인 만큼 질이 우수하고 크기도 장대해 고려시대부터 궁궐이나 선박용으로 사용해 왔다는 기록이 있다. 또 조선 경복궁을 지을 때와 오래된 궁궐을 보수할 때도 반드시 안면도의 소나무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특히 지난 2008년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원에도 안면송이 사용되면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안면도 소나무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수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 창기리 지역과 자연휴양림에는 쭉 뻗은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충남도가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에는 산림전시관, 수목원, 야영장, 체력단련장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2㎞ 규모의 소나무숲 산책로와 전망대는 지친 일상을 달래준다. 특히 나무들이 박테리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산림욕의 적기는 6-10월로 이 기간동안은 겨울철에 비해 식물이 5배 더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고 한다.

△안면도의 숨은 보물 안면암=안면도는 서쪽지형은 낮고 동쪽은 높아 꽃지해수욕장 등 대부분 해수욕장이 서쪽에 몰려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은 서쪽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동쪽지역에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가볼 만한 곳이 많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안면암이다. 안면암은 천수만을 따라 길게 뻗은 안면도 동쪽 바닷가에 자리잡은 작은 절로 태안 반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3층 높이의 대웅전은 확 트인 천수만을 바라보며 웅장하게 서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인 안면암은 1998년 지어졌다. 대웅전, 선원, 불경독서실, 삼성각, 용왕각, 불자수련장 등이 갖춰져 있다. 창건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경관으로 태안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안면암에 가면 썰물 때는 물론이고 밀물 때도 이동이 가능한 부교를 따라 천수만에 떠 있는 여우섬과 조구널섬까지 걸어볼 수 있다. 이들 섬을 지나 멀리 바라보면 지척에 있는 홍성의 대표항인 남당항을 중심으로 천수만 바다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와 안면암은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최정 기자

취재협조=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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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자연송림
안면도 자연송림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의 낙조풍경.  사진=태안군 제공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의 낙조풍경. 사진=태안군 제공

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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