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있는 봉사·독서 중요 최고 컨설턴트는 선생님

`2017학년도 대입 수시를 위한 박람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수시에서는 전체 모집 인원 약 35만 명 중 70.5%인 24만 6891명을 뽑는데, 그 중 85.8%인 21만 1762명을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선발한다. 고등학교 학생부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이다.

학생부 중심 전형은 크게 학생부 교과중심 전형과 교과 영역 및 창의적 체험 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포함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을 활용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나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도입 취지는 사교육 경감과 고교교육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이 전형의 도입으로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 등 학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있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교육 경감 등 여러 면에서 아직은 학생과 학부모의 전폭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정량평가 외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평가가 반영된다는 것 말고도 학생부 종합전형이 학생 중심 보다는 교육 정책적인 측면이 강조된 것이 한 원인인 것 같다.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통해 진로 개척 등 미래의 행복한 삶을 위한 중장기 계획에서 출발해야 한다. 핀란드 고등학교 학생 선발 과정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학생과 중학교 담임, 학부모와 진학 희망 고교 교감, 입시 코디네이터(입학사정관), 진로상담 교사, 미래 담임교사 등과 함께 학생 진로에 관해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한다. 이 때 논의된 학생의 진로 특성 등 매우 상세한 부분까지 미래 담임교사가 꼼꼼히 기록해 차후 대학 진학 컨설팅 자료로 활용한다.

최근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해 자주 오는 문의사항을 몇 가지 살펴보자.

먼저 동아리 활동인데, 학교 교육과정 내 운영되는 학교 동아리와 학생 자율 동아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최근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회장, 부회장 등 경력을 기술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그보다는 동아리를 통해 협동성, 충실성, 도전정신 등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멘토링 중심의 자치활동은 최근 리더십의 관점이 학생회장 등 선도형 리더십보다 나눔과 섬김의 서번트 리더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후배간, 동급생간 멘토 멘티가 되어 학교생활, 교과교육, 친구관계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상생(Win-Win) 활동이면 더 좋다.

학생부 종합전형 이후 학교 현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내실 있는 봉사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내 청소 등 단체 활동보다 장기간 의미 있는 봉사 활동이 주목을 받는다. 가능하면 중학교 때부터 가족이나 몇몇 친구들과 함께 시설 아동 학습지도 등 재능봉사, 지역 독거노인 방문 등 금전적 봉사보다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체험적 봉사가 높이 평가된다.

전공과 관련한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독서 활동란을 보면 본인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기보다는 전공 적합성을 염두에 둔 기획독서(?)라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 비록 논리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자신의 느낌을 자신의 수준에 맞는 용어로 진솔하게 기록한 것이어야 한다. 특히 면접의 단골 메뉴가 독서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부 종합전형도 교과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대학이 학생부 교과 성적 또는 대입수능의 최저 등급을 요구하지 않으나, 교과 성적이 반영되며 어려움을 극복한 노력도 고려된다.

종종 자기소개서 대필이나 고액 컨설팅 관련 기사를 본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유사도 검사를 통한 표절 가능성과 면접을 통해 상호 확인된다.

입시박람회, EBS 진학상담, 대학 입학사정관 등 다양한 무료 상담 자원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물론 고교 담임, 진로진학 교사는 최고의 컨설턴트이다. 학생부의 종합란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기록하는 담임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원명 문학박사·배재대 입학사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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