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소재 대학 졸업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대전에 거주하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대전시가 발표한 '대전소재 대학교 졸업생 유·출입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전지역 대학 졸업생 12만 7822명 가운데 33.1%가 현재 대전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졸업생의 대전 거주율이 28.1%에서 2014년 33%, 2016년 38.2% 등으로 매년 2-3% 포인트씩 증가한 것이다. 대전이 타 지역에 비해 졸업생들의 취업여건이 좋다거나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것도 아닌데 거주율 증가는 결코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청년실업률이 사상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졸자를 포함한 청년실업은 갈수록 심각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0.3%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은 지난 2011년 7.6%에서 2013년 8.9%, 2015년 9.2%로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학졸업생 대전 거주율 증가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 부모나 연고가 있는 대전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말 현재 우리나라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43.1%에 그치고 있다. 실업률을 감안하면 고용률은 80%는 넘어야 하지만 과반이 백수로 놀고 있는 게 실상이다. 취업과 결혼 등을 포기하고 부모한테 얹혀사는 20-30대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시는 대졸자 지역거주 증가세가 대전이 거주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전의 청년사업체수 증가율이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졸 청년들의 지역 거주율 증가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할 나이에 지역이동이 적다는 것은 국가 경제가 그만큼 침체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졸자 지역거주가 환영받는 일이 되기 위해선 지역대학 졸업자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 업체와 지자체가 청년들을 위한 취업과 창업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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