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수준 음향 등 개선 공연수 증가·매진 큰 효과 "해외 지휘자·연주자 만족"

대구시민회관은 1975년 10월 대구 중구 태평로에 다목적 공연장 등을 갖추고 문을 열었다. 지어진 지 38년이 지난 2013년 대구시민회관은 건물 뼈대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바꾸는 리노베이션을 통해 완전히 다른 건물로 재탄생했다. 공연장은 최적의 소리를 찾아내는 변형 슈박스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관객과 연주자간의 거리를 좁혀 시각적·청각적 생동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잔향(실내의 발음체에서 내는 소리가 울리다가 그친 후에도 남아서 들리는 소리) 시간은 2.03초로 오케스트라 연주에 매우 적합한 수준이다. 다목적 공연장이 리노베이션을 통해 국제적 수준의 콘서트 전용홀로 완전한 탈바꿈을 한 것이다. 이름도 '대구콘서트하우스'라고 완전히 바뀌었다.

이처럼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 공연 횟수는 431회를 기록했다. 쉬는 날 없이 한두 차례 이상 공연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이전에 비해 86%나 증가한 수치이다. 누적 관객 수는 2014년 8만 3892명에서 절반이상 증가한 13만 20명을 기록했다. 특히 재개관 이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의 경우 20회째 연속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재욱 대구시립교향악단 사무장은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콘서트 전용홀이기 때문에 관객들이나 시민들이 들었을 때 확연한 음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지휘자의 명성도 일정 부분을 차지하지만 콘서트 전용홀이다 보니 현장감 있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어 수많은 관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도 "최상의 연주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콘서트 전용홀이 높아진 시민들의 문화수준과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콘서트 전용홀을 갖추고 지난 2013년 완공된 경남 통영국제음악당도 관객이 급증하는 등 대구콘서트하우스와 비슷한 상황이다. 통영국제음악당도 직사각형인 슈박스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벽면에는 습기에 강한 적삼목을 사용했다. 나무 패널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소리가 반사돼 관객들의 귀에 부드럽게 돌아오는 효과를 낸다. 잔향 시간은 2초 후반대로 알려져 있다.

경남도는 통영 출신 음악가 윤이상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매년 봄 '통영국제음악제'를 열고 있는데 통영국제음악당이 생기기 전과 후의 관객수 차이가 매우 크다.

2013년 이전까지 통영시민회관에서 이 음악제를 열었을 때 8400여명 수준이었던 평균 관객은 올해 그 두 배를 넘는 1만 729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이전 평균 관객보다 약 5000명이 증가한 1만 3052명이 통영국제음악제를 즐겼다.

통영국제음악당을 운영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는 "규모 면에서 통영국제음악당이 통영시민회관보다 300석 가량 많아 관객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콘서트 전용홀이 생긴 후 이전과 달리 전 공연이 거의 매진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영국제음악당은 잔향이 다른 콘서트 전용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길어서 음질과 음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구조 자체도 음향에 좋게 만들어져 있어서 해외 오케스트라나 지휘자 중 음향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덕에 경남 통영시는 지난해 국내 최초,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한편 통영국제음악당은 내년 5월 '2015년 제17회 쇼팽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회를 연다. 조성진의 연주회는 내년 1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도 진행된다. 서울롯데콘서트홀, 통영국제음악당 두 곳 모두 콘서트 전용홀이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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