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퇴직 공무원 출신 4명 고위직 근무 직원에 가방 시중·개인 심부름 '갑질 논란'

정부 상급 부처 퇴직 공무원의 낙하산 인사로 인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 기관 내부 연구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등에 따르면 현재 25개 출연연 내 미래부 퇴직 공무원 4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 사무국장에 전 미래부 출신 서기관이 임명됐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 5월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 사무국장 자리에 퇴직을 앞둔 미래부 관료가 내정됐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출연연을 비롯해 지역 사무국, 법인 등 유관기관 역시 미래부 출신 관료들이 적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A기관의 경우 미래부 출신 기관장의 일명 '갑(甲)질'로 인해 직원들의 이직이 잇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무진 출장에 기관장이 대동해 직원에게 가방을 들고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게 하거나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

A기관 관계자는 "기관장이 가지 않아도 되는 실무진 출장에 함께 따라가 직원을 '가방모찌'를 시키기 일쑤"라면서 "똑같은 사안이라 해도 당사자인 기관장 본인에게만 관대한 데다 조직의 발전보다는 내부 통제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관장 권한이 막강하다 보니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인사 등의 부작용이 벌어지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져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의견도 분분하다. 이들이 예산 확보 등 강점이 있는 데다 재취업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전문성과 실무 경험이 없다 보니 오히려 출연연 기능 및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퇴직한 공무원이 본인의 경력을 활용해 다시 재취업한다는 데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 '정피아' 등을 척결한다면서 오히려 인사 적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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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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