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신장 캠페인 ⑧ 전민고

전민고 학생들로 구성된 한솔합창단의 교내 힐링 콘서트(왼쪽).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고 우수 문제를 뽑는 `한국사` 수업 모습 사진=전민고 제공
전민고 학생들로 구성된 한솔합창단의 교내 힐링 콘서트(왼쪽).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고 우수 문제를 뽑는 `한국사` 수업 모습 사진=전민고 제공
학생이 교사가 돼 학생 눈높이에 맞게 가르치고, 졸업생 선배는 후배들의 학습 멘토가 되어준다. 과제물 제출 중심의 평가는 수업 중 과정 중심 평가로 선도적으로 바꿔 시행하고, 학생 개인별로 학습요소별 성취수준에 맞는 맞춤형 성적표가 제공되는 학교가 있다. 지난 2004년에 개교한 공립고등학교인 대전 전민고교는 12년의 짧은 역사에도 모든 교육활동 분야에서 눈에 띄게 급성장하며 명문고의 전통을 세우고 있는 면학의 산실이다. 2014년-2015년 EBSi 콘텐츠 활용 시범 연구학교 및 교육부 선정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 학교 등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는 사교육절감형학교(2015-2016)로 지정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진로교육 집중학기제 시범학교(2016), 초·중·고 연계교육 중점학교(2016) 운영 등 대전지역 교육활동의 시범 선도학교로서 타 학교의 모범이 되고 있다. 해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전민고가 어떻게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됐는지 그 비결을 살펴봤다.

◇학력 신장을 위한 수준별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전민고는 매주 수요일 7교시 자율 방과후 시간에 `또래 교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어와 수학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학생들의 희망을 받아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다. 자발성과 동료성에 기반해 1대 1로 결연된 `멘토:멘티` 활동을 통해 언제든지 궁금한 점을 친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며 또래 간 학습 정보 공유와 지식 나눔을 통해 적극적인 수업 태도를 갖추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도 전민고가 가진 강점이다.

전민고는 학생들의 자기 관리 능력 배양을 위해 `학습 플래너`, `오답 노트`, `꿈 다지기 노트` 활용 지도를 통해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과 자기주도 학습력을 길러주고 있다. 특히 자율학습 참여도가 98% 이상인 학생들에게는 `자기주도 학습상`을 수여해 학습 의욕을 더욱 고취하고 성실한 학습 태도를 기르도록 하고 있다.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EBS ZONE(존) 대학생 멘토링제도 눈길을 끈다. 인터넷 강의를 위한 학습 전용 교실인 EBS ZONE을 구축해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한다. 대학생 멘토(본교 졸업생)가 강의 청취와 학습 플랜을 관리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 멘토링을 해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EBS 콘텐츠를 활용해 자기 수준에 맞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창의적 체험활동= 전민고는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함께 함양하는 융합 인재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창의체험활동의 핵심인 동아리 활동의 특징은 한 명의 학생이 다수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규교육과정 속에 편성된 창의체험 동아리는 학술, 문화예술, 스포츠, 봉사, 실습 노작, 상담 국제교류 분야에서 총 53개의 동아리에 전교생이 가입해 수요일 5-6교시에 활동한다. 또한 진로 동아리 페스티벌을 개최해 현장에 직접 나가 그 분야의 직업세계를 탐색하고 실습, 견학 등의 활동을 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도 높다.

다양한 적성과 흥미 관련 활동, 또는 진로 탐색 노력을 함께 하기 위해 학생들은 자율 동아리도 조직해 운영한다.

올해는 총 38개의 자율동아리가 중식, 석식, 방과 후 등의 시간을 활용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현악 합주단 `한솔 합창단`과 `앙상블`은 바쁜 학교생활에서도 짬을 내어 틈틈이 연습을 하는 자율동아리로 봄과 가을에 교정에서 힐링 콘서트를 열어 전교생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고 있고 지역 기관을 방문하는 등 봉사 공연도 빼놓지 않는다.

대덕연구개발특구 안에 있는 전민고는 지역적인 인프라를 활용한 융합인재교육도 심혈을 기울인다. 창의체험활동 중 진로 활동과 동아리 활동의 주요 활동 자원을 우리나라의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부터 얻는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과학자 특강, 현장 견학 및 실습, 전공 분야 지식 기부 활동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계 활동은 양질의 수준 높은 진로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학년 말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부스 운영과 자료집 발간 등에서 그 성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수업과 연계한 과정 중심 평가로 학력 증진 견인=최근 입학사정관들은 평가의 중심을 비교과에서 교과,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수업과 평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세부특기사항에 기록돼 있는 내용을 통해 학생이 수업 시간에 과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어떻게 발표했는지를 보고 역량이나 지적 성숙도, 인성, 자기주도성 등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서 과정 중심 수행평가를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이런 입시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

전민고는 올해 `창의교육을 위한 학생평가 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해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돕는 수업과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전민고 교사들은 수업 중 진단평가나 형성평가에서 얻은 정보, 수업 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는 수행평가 중에 얻은 개별 또는 집단 학생들에 대한 정보, 지필평가 결과 분석을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해 교실 수업을 개선해 가고 있다.

평가도 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도 평가의 일원으로서 참여해 동료평가와 자기 평가를 한다. 수행평가도 모든 과목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예를들어 `우리말 오용 사례 발표하기(국어)`, `2분 강연(화법과 작문)`, `마인드 맵(수학Ⅰ)` 등이다. 이러한 `과정 중심의 평가`를 통해 교사는 학생의 학습 과정을 진단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다시 수업에 피드백해 향후 교수·학습 과정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선순환 과정을 통해 학생은 평가를 상벌 또는 서열화를 위한 도구가 아닌 학생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수업의 한 형태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교사는 수업과 평가에 대한 전문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학생의 강약점 정보를 제공하는 `TELLH 성적표`=전민고 학생과 학부모는 기존의 `나이스(NEIS) 성적표` 외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성적 산출 프로그램을 활용한 `TELLH 성적표`도 함께 받는다. `TELLH 성적표`는 학생 개인별로 학습요소별 성취수준과 이에 대한 도움말을 제공하는 성적표이다. 이 성적표로 학생과 학부모는 학습 요소별 개인의 성취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학습 도움말`을 통해 차후 학습 전략 수립 방향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교사들은 `TELL for Teacher`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의 평가 문항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 받고, 학습 부진의 원인과 지도 대책을 수립하여 교수·학습과 평가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원세연 기자

도움말: 이정숙 전민고 교육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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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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