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내년까지 10조 플렉서블 OLED 투자 中 기업 추격… 고급인력 양성·R&D 투자 확대 시급

구부릴 수도 있는 플랙서블 OLED 제품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구부릴 수도 있는 플랙서블 OLED 제품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충남경제는 디스플레이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충남의 디스플레이 기업은 2015년 204개로 전국 854개 디스플레이 기업 중 24%가 충남에 위치했다. 충남 디스플레이산업의 매출 규모는 2010년 254억 달러에서 2012년 331억 달러로 급증했다. 2014년 충남 디스플레이 산업의 매출액은 326억 달러(국내 620억 달러)로 세계 매출의 24%, 국내 매출의 53%를 차지했다. 성장 일로를 걷던 세계디스플레이 시장은 전방산업 수요부진과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공급 과잉에 따른 패널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올해 들어 디스플레이산업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형태 변형이 용이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며 충남의 디스플레이산업도 도약하고 있다. OLED를 중심으로 충남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재와 발전 과제 등을 짚어 본다.

△충남 디스플레이 메카, 세계 OLED 시장 주도=시장조사기관 IHS의 1분기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274억 불이었다. OLED의 성장에 따라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1487억 불로 전망됐다. 기존 디스플레이 업계를 주도한 LCD 시장은 OLED의 가격경쟁력 상승 및 수요 증가로 축소된 반면, OLED 비중은 2015년 10%에서 2022년 25%까지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 총 디스플레이 수출에서 OLED 패널 비중이 2%에 불과했지만 2014년 17%로 증가했다. OLED의 이런 증가 추세에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7년 천안시에 전세계 최초로 OLED 생산라인인 4.5세대 A1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2011년 아산시 탕정면에 5.5세대 A2라인, 2015년 6세대 A3라인 가동 등 매년 수조원을 투자하며 전세계 OLED 디스플레이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도 OLED A3라인의 생산능력을 확대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까지 최소 10조 원 규모를 플렉서블 OLED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대규모 투자 단행에는 삼성전자 등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사들의 OLED 수요가 예상보다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애플과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공급 계약 금액 규모는 3조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소비자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장착한 아이폰을 만날 수 있다. 애플 뿐만 아니라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도 삼성디스플레이와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을 메카로 한 한국의 이런 OLED 경쟁력은 높은 기술력에서 태동했다. 각 나라별 OLED 관련 기술의 특허 출원은 한국이 41%로 가장 높다. 일본이 37%로 뒤를 잇고 미국 18%, 유럽 4%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10년대 들어 OLED 관련 기술의 특허 출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개별사로 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8.5%의 점유율로 OLED 관련 기술 특허 출원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부품·소재 특허에서도 8.7% 점유율로 최다에 올랐다.

△디스플레이산업 고급인력 양성 시급=충남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OLED로 활력을 되찾았지만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중국 기업들이 디스플레이산업에서 한국을 맹추격하며 전·현직 직원, 협력업체, 과학자 등 첨단기술 고급인력의 중국으로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디스플레이 산업 성숙도에 따라 민간분야로의 R&D 이양 원칙을 고수하며 디스플레이 R&D 예산도 해마다 삭감되고 신규 예산 역시 줄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디스플레이 R&D 예산은 2012년 276억 원에서 금액 대비 2013년 -1%(274억원), 2014년 -11%(244억원), 2015년 -20%(195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올해는 디스플레이 R&D 예산이 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인력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기술진흥원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산업기술인력은 전문학사 이하 67.6%(3만1597명), 학사 25.1%(1만1721명), 석사 6%(2783명), 박사 1.3%(590명)이다. 디스플레이산업은 석·박사급 고급인력이 7.3%에 불과한 실정이다.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장비·소재기술을 개발할 중소·중견기업의 R&D 인력도 턱 없이 부족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상진 팀장은 "디스플레이 기업의 95%가 중소·중견 규모의 소재·장비 기업"이라며 "석·박사급 R&D 인력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정익 연구부장은 "OLED 산업의 끊임없는 변신을 위한 정부의 마중물이 필요하다"며 "국내 산학연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 최대 반도체 나노 연구소인 IMEC 연구소와 같은 디스플레이 분야 연구소 설립도 제안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OLED 민간투자 확대 유도를 위한 다각적인 정부지원책으로 AMOLED 원천기술 R&D 투자 세액공제(20%)의 일몰을 2015년에서 2018년으로 늘리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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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디스플레이산업이 OLED로 재도약하고 있다. 사진은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단지 전경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충남의 디스플레이산업이 OLED로 재도약하고 있다. 사진은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단지 전경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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