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대전시는 1995년에 민선자치가 시작된 후 16번째 정무부시장을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정무부시장의 평균임기는 1년 3개월이었다. 민선4기때는 정무부시장이 3번이나 바뀌었다. 변호사 출신인 이영규 전 부시장과 양홍규 전 부시장은 서로 바통터치를 하면서 각각 8개월과 10개월동안만 직을 유지했다. 민선5기 초대 박현하 정무부시장은 재임기간이 불과 4개월밖에 안됐다. 재임기간이 짧은 정무부시장들은 죄다 정치로 발을 돌렸다. 정무부시장이 선거 출마를 위한 '스펙용 징검다리'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권 시장이 이 내정자를 점지하기까지 충분히 심사숙고를 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대전시민들은 법조인 출신 정무부시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감놔라 대추놔라라고 훈수하는 게 아니다. 이 내정자에게 정무부시장 자리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인지시켜야 한다. 민선 6기 들어와서 정무부시장의 역할과 권한은 커졌다. 대전시 전체예산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문화체육관광국과 복지국을 총괄하고 있다. 거기에 국회, 정부, 대외적인 활동까지 합한다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하다. 개인의 욕심을 버리지 않고서는 절대로 수행할 수 없는 자리가 정무부시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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