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카이스트에서 발생한 잇단 자살은 '최고'라는 대학 특성과 과도한 경쟁이 원인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대학이라고 경쟁이 없지는 않지만 카이스트는 중·고교에서 2-3등 보다는 1등에 익숙했던 학생들이 유난히 많은 집단이다. 성장과정에서 경쟁에서 질수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이 부족했다고 할 수도 있다. 경쟁서 밀리기라도 하면 심리적인 상실감을 극복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경쟁하는 학교 분위기, 고립된 기숙사생활 등이 겹쳐 정서 불안과 우울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2011년 4명을 비롯해 카이스트에선 올해까지 모두 10명의 학생들이 안타까운 목숨을 포기했다. 2011년과 이듬해엔 학생 5명의 잇단 자살로 학내는 물론 전국에 충격을 준 바 있다. 문제는 해마다 학생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자살방지 대책으로 스트레스 클리닉과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자살학생 대부분이 이곳을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자살을 줄이기 위해선 학생들에게 일반 대학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동급생이나 선후배, 친구 등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숙사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며 하루 종일 전공과 연구 경쟁에만 몰두하는 풍토부터 깨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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