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피부질환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다. 특히 습기가 많은 만큼 활발하게 번식하는 곰팡이 균, 땀띠와 자외선 등 피부질환의 `적`이 더욱 활개를 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여름철 빠르게 번식하는 곰팡이 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차는 손과 발, 사타구니 등을 좋아한다. 곰팡이균 중 피부사상균(백선균)은 생활환경, 면역 상태, 무좀균의 요인에 따라 피부의 겉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며 피부병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무좀(백선)이다.

이 중 발무좀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백선으로, 주로 구두를 신고 일하는 직장인과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성인 남성에게 빈발하며 무좀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 그 중에서도 4번째와 5번째, 3번째와 4번째 발가락 사이다.

표재성 피부 곰팡이증 중 어루러기 역시 여름철 쉽게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다. 무좀과는 다른 말라세지아라는 효모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등에 많이 나타나고, 연한 황토색, 황갈색, 붉은빛을 띠는 다양한 크기의 반점 위에 미세한 각질이 동반된다.

곰팡이 균에 의해 발생한 피부질환은 습진 등 비슷한 증상의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된다면 섣부른 자가진단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공통적으로 항진균제로 치료할 수 있으며, 범위가 작아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국소도포용 항진균제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곰팡이 포자는 증상이 가라앉은 후에도 남아있어 재발이나 이차감염이 있을 수 있어 충분한 치료와 예방이 중요하다.

땀이 배출되는 통로인 땀관이나 땀관 구멍이 막히면 땀샘에 염증이 발생한다. 이것이 땀띠다. 땀관이나 땀관 구멍이 막히는 원인으로는 습열, 자외선, 반창고 등에 의한 자극이나 비누의 과다사용, 세균감염 등의 외적인 요인과 많은 양의 땀, 피지 생성 감소 등의 내적인 요인이 있다. 아기들은 어른에 비해 땀샘의 밀도가 높고 표면적당 발한양이 2배 이상이기 때문에 땀띠가 잘 생긴다.

작고 맑은 물집모양의 땀띠는 대부분 치료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예방은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해 땀이 지나치게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기의 경우 스스로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 땀을 많이 흘리고 피부도 연약하기 때문에 땀띠가 나기 쉬운 부위에 파우더를 살짝 발라주는데, 많이 바르면 오히려 땀관 구멍을 막아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땀이 너무 많이 나는 경우 접히는 부위에 파우더를 바르게 되면 세균 증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위를 잘 고려해 바르도록 한다.

이밖에 자외선은 일광화상 뿐만 아니라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탄력을 저하시키고 멜라닌을 증가시켜 기미, 주근깨 색소침착 등의 원인이 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질환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외출 30분 전에 충분한 양으로 바르고 이후 3-4 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이 좋다. 얼굴 뿐만 아니라 태양에 노출되는 부분들은 빠지지 않고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모자, 양산, 긴 팔 옷 등으로 자외선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으로 효과적이다. 비타민C, 각종 항산화제 건강식품, 제철 과일과 채소섭취도 자외선 질환 증상 호전 및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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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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