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쟁 생산력은 좋지만 양극화 심화 개성이 다른데 모두 한가지 목표로 지도 개인별 성취도 정성평가·공교육 강화를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져 있다. 핀란드, 덴마크에서도 EU 탈퇴 주장이 있고 미국도 `트럼프 신드롬`이 팽배해 자국 보호주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그동안 세계 경제질서를 유지해온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감독과 규제를 철폐하고 의사결정을 경쟁적 자유시장에 맡겨야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고 총체적으로 더 많은 부를 창출해 결과적으로 모든 참여자에게 분배를 증가시키게 된다는 이론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피도 눈물도 없는 무한 경쟁을 초래하고 분배의 악화를 가져오며, 선진국의 다국적기업들에만 혜택을 줘 더 많은 실업과 빈부격차를 초래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1929년 자유방임주의로 대공황을 맞고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가 탄생한 것처럼 브렉시트를 계기로 신자유주의의 재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분야는 어떤가? 교육에도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많이 도입되었으며 이 때문에 교육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공교육체계를 시장체제로 전환시키고 경직된 학교조직의 유연성을 높여 세계화, 정보화, 지식기반사회에 적합한 교육체계를 구축해 교육의 수월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다. 주요내용은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대안학교 등의 확대, 교원성과급제도, 계약제 교원의 확대와 더불어 수요자 중심의 교육, 교육의 다양성 확대 등이다. 한마디로 학생간, 학교간, 교사간 시장적 경쟁체계를 도입해 교육의 질적 성장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학교 교육, 특히 공교육은 헌법에 적시돼 있는 것처럼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로서 시민교육과정으로 볼 수 있어 사회구성원으로서 생존을 위한 개인 역량을 함양시키고, 사회일원으로서의 갖춰야 할 인성과 규범을 가르치고 익히도록 훈련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시장 경제적 요소로 평가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고 객관화, 계량화가 어렵기 때문에 많은 모순이 발생된다.

때문에 첫째, 교육을 교육상품을 매개로 한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로 보는 시장주의적 접근이나 수월성과 효율성으로만 관리하려는 태도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모두가 다른 개성을 지닌 주체의 특성을 반영해야 하고, 성과가 단기적, 객관적, 계량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불합리하고 과도한 경쟁체제가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교원성과급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정규 교과교육 성과는 계량화가 어려워 평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계량화가 쉬운 특별활동, 상담건수 등에 의해 차별화되므로 교사가 교과외적 요소에 치중하게 하는 모순이 발생된다. 교육은 학생의 교사간의 자발적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평가지표에만 매달리게 되므로 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 평가보상 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창의인재 양성은 필요하지만 교육 방법면에서 과도한 수요자 요구형 교육시스템은 사교육을 확대시킬 수 있다. 최근 보충학습과 야간자율학습을 축소하면서 오히려 사교육이 증가해 교육에서의 빈부격차가 확대되며 학습능력의 차이로 학교교실의 학습분위기를 해치는 경우가 발생되고 있다. 공교육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해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교육의 성과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역량을 높이는 것이지 모두 1등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개성이 다른데 모두 한 목표로 지도하거나 동일 잣대로 줄 세우기식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공통의 중학교과와 기초교과목은 보편성을 강화해야 하지만 재능과 취미, 인성교육은 맞춤형 교육과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 평가는 교육결과의 상대적 비교수단이 아니라 학습성과의 개인별 성취도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유 경쟁체계가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자리문제, 빈부 및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행복감이 낮아진다는 지적이 있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국제간에는 반세계화, 내부적으로는 복지의 강화를 통한 분배확대, 거대자본의 규제 등을 재검토하겠지만 교육 측면에서도 과도한 경쟁적 시장주의적 요소들을 재고할 때가 됐다. 교육은 교사나 학생들의 자발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전교총 회장·한밭대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