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의 역사를 살펴보면, 산업혁명으로 만개한 선진 서양의 문명이 동방으로 뻗기 시작하던 개화기인 1900년대 초에 한국과 중국, 일본에 각각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세 도시를 들자면 중국의 칭다오(靑島), 일본의 삿포로 그리고 우리가 사는 대전이 있다.

1898년 독일군이 중국의 자오저우만을 침공하여, 조차권을 얻고 조계지를 설치하여 군항으로 개발을 시작한 칭다오는 `지난`까지 철도를 부설하면서 출발점으로 삼아 무역항으로 발전하였고, 삿포로와 대전은 일본인의 손에 의하여 도시가 계획 되었지만 자국과 식민지라는 점이 서로 달랐다. 삿포로라는 도시명은 `홋카이도` 토착민인 아이누족(族)의 말에서 유래하는데, 1905년 러일전쟁이 끝나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타국인에 의해 개발을 시작한 세도시가 각자 나름대로 발전하면서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을 살펴보면, 청도와 삿포로, 두 도시가 초창기의 건축물을 잘 보존하고 있는데 반하여, 대전은 중간에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대부분이 부서졌다. 그나마 남아있던 관공서나 학교 등이 사용하거나 관리하기 불편하고, 일제잔재를 청산한다는 명분으로 허물기 시작하여, 지금은 1932년도에 지은 충남도청과 관사촌 만이 남아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두 도시가 자기 도시이름의 맥주로 알려진 도시임에 반하여 대전에는 별다른 아이템이 없다. 예전부터 유명한 진미, 삼원식품 등 유명 장유공장이 있으나, 선뜻 내세우지 못한다. 해방 후 피혁, 방직과 교통도시로 시작하여 과학연구도시, 행정중심도시로 자리한 후, 이제는 서비스 및 소비도시로 내닫고 있다. 이에 인근 논산이 우리나라 생닭 집산지라는 배경을 딛고, 1982년 대전 가장동에서 시작한 페리카나 치킨이 우리나라 양념통닭의 원조이므로, 그럴듯한 맥주공장 하나 유치해서 대전의 이름으로 맥주를 생산하거나 하우스맥주를 독려하여 가내 맥주산업을 발전시켜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치맥의 도시`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매일 전국의 축제가 41개나 열리는데, 3억 이상 쓴 축제 중에 흑자인 축제는 화천 산천어축제 뿐이고 그 외 함평 나비축제와 보령 머드축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도 와인이나 국수축제 보다, 우리들의 피부에 와 닿고 국제화에 유리한 품목은 치맥이 아닌가 싶다. 길게 몇 십 년을 내다보면서, 자발적인 뜻을 모으고 준비한다면 꼭 이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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