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팔도유람 - 인천 섬 나들이

부아산에 오르면 대이작도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인천관광공사
부아산에 오르면 대이작도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진=인천관광공사
인천의 바다는 160여 개의 섬을 품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인천 섬에 그대로 녹아있다. 아기자기한 멋이 배어있기도 하고, 바람과 파도가 만든 기암절벽에 탄성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섬이 가진 다양한 전설은 섬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또 다른 요소다. 인천 섬은 쫓기듯 살아온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여유와 휴식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장봉도

#인어상이 반기는 장봉도

장봉도(長奉島)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위편의 작은 섬이다. 산봉우리가 많고 섬이 길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섬 안 어느 봉우리를 올라도 섬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아기자기한 멋이 곳곳에 배어있다. 신석기 시대 전기부터 사람이 모여 살았다고 전해지는 이 섬은 `인어의 섬`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한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인어가 잡혔는데, 그 인어를 불쌍히 여겨 바다에 풀어줬다. 그런데 그 인어가 후에 수많은 물고기를 보내 줘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인어상이 관광객을 반긴다.

옹암해수욕장은 장봉도 대표 해수욕장이다. 1㎞ 넘게 이어진 백사장 뒤로 수령 200년 이상 된 노송이 둘러쳐져 있어 아늑함을 준다. 만조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간조에는 갯벌에서 모시조개와 바지락을 잡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장봉도엔 `말문고개`라는 게 있다. 고려말 몽골과 7차례에 걸친 전쟁에서 모두 패하자 기마군을 만들기 위해 말을 사육하던 장소에서 유래했다. 낙조가 좋기로 유명한 진촌해수욕장은 해변에 나무 데크가 설치돼 있어 만조에도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산책할 수 있다. 소의 코를 닮은 `소코바위`도 볼거리다. 영농과 바다체험을 할 수 있는 장봉마을도 있다. 장봉도는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다.

백령도 두무진

#천연해변과 기암절벽, 백령도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섬 백령도(白翎島)는 `신이 빚은 마지막 작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천연해변부터 기암절벽까지 발길 닿는 곳곳마다 대자연을 느낄 수 있다.

사곶해변 백사장은 어느 해수욕장보다 단단하다. 규조토로 이뤄진 사곶해변은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함께 전 세계에 두 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한국전쟁 때엔 비행장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391호로 지정돼 있다. 해변 뒤편에는 키 높은 방풍림이 새파랗게 우거져 있다. 물장구를 치기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닐기 좋은 해안으로 손꼽힌다.

백령도 남측 콩돌해변도 천연기념물이다. 이곳 해변은 파도가 빚어 모나지 않은 자갈들이 가득하다. 바닷물에 젖어 보석처럼 빛난다. 특히 이곳 자갈은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두무진 기암절벽은 장관이다. `뾰족한 바위들이 머리털 같다`해서 두모진(頭毛鎭)이라 불리다가 `장군 머리 형상 같다`해서 두무진(頭武鎭)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있다. 수억 년을 거쳐 파도와 비바람에 깎인 `코끼리바위`와 `장군바위`도 유명하다.

심청전에 나오는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동시에 보이는 `심청각`과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였던 물범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끝섬 전망대, 중화동 교회 등 가볼 곳이 많다. 사곶 냉면은 백령도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다. 백령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4시간 거리에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이작도

이작도(伊作島)는 때 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지친 현대인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300m 정도 떨어진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두 개의 섬을 묶어 이작도라고 부른다. 두 섬은 높이가 190m가 채 안 되는 산, 아름다운 해변, 고운 모래의 해수욕장 등이 있다. 바다 체험과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대이작도 앞의 `풀등`(언덕 모양의 모래풀)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바닷속 모래톱이다. 면적이 100만여㎡에 이를 정도로 넓다. 썰물 때면 3∼5시간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발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게나 새우 등 갑각류의 산란지와 방파제 역할을 한다.

임신을 도와준다는 전설이 깃든 대이작도 부아산은 높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고, 정상에선 풀등은 물론, 덕적군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부아산 삼신할미 약수터의 물맛도 일품이다. 인근 송이산과 이어져 있어 바다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고운 모래와 맑은 바닷물이 있는 큰풀안해수욕장에선 편안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암령 25억 1천 만 년의 한반도 최고령 암석을 만나는 것도 이색적이다.

소이작도는 `벌안해수욕장`, `손가락바위`, `큰산`이 대표적 명소다. 이들 지역을 연결하는 4.5㎞ 길이의 트래킹 코스도 있다. 대이작도와 소이작도는 해수욕은 물론 바다낚시와 갯벌체험지로 유명하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서도 대·소이작도를 운항하는 차도선을 탈 수 있다.

연평도 망향비

#`안탈리아` 안 부러운 연평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가까운 연평도(延坪島)의 관광 명소는 대부분 조기, 해변, 안보 등 테마와 관련돼 있다. 섬 서남단 평화공원을 중심으로 반경 500여m 안에 조기박물관, 등대공원, 군 터널 관광시설, 빠삐용절벽, 가래칠기해변, 병풍바위 등 명소가 몰려 있다.

제1·2 연평해전 희생자와 2010년 북한 포격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평화공원에선 우리 군의 조국 수호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조기역사관은 1960년대까지 연평도를 전국에 알린 조기잡이 관련 사진 자료와 조기잡이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역사관 앞 전망대에선 영화 빠삐용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빠삐용절벽`의 비경을 볼 수 있다.

1960년 전국에서 몰려드는 어선들을 안내하기 위해 세워진 등대를 중심으로 `등대공원`이 조성돼 있다. 등대는 지금 사용되지 않는다. 안보상 이유로 1974년 폐쇄됐다.

가래칠기해변에선 지중해의 절경이라는 터키 안탈리아 해안 풍경과 닮아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가래칠기해변 북쪽 있는 구리동해변은 연평도의 대표적 해수욕장이다. 고운 모래사장이 있어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백로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섬 동북단에는 망향공원이 조성돼 있다. 맑은 날이면 북한의 공장 굴뚝 연기까지 보인다고 한다. 이런 관광 명소 외에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연평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한신협 경인일보=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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