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홍포수는 그때 혼자서 밀렵 단속을 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밀렵 단속반을 조직했다. 대여섯 명쯤 되는 단속반원들을 모아서 조직적으로 밀렵을 단속하기로 했다.

그들은 그해 9월 말 가을에 경남 낙동강 강변 갈대밭에서 철새들을 밀렵하는 대규모 밀렵단들과 싸웠다. 밀렵 단속이 아니라 밀렵꾼들과의 집단싸움이 되었던 것이다.

밀렵꾼들은 강변에 있는 광대한 갈대밭에 뗏목판처럼 생긴 그물판을 만들어 세워 놓고 그 갈대밭에 오리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멀리 북쪽에서 출발한 오리떼들은 몇 날 며칠 날아오다가 전날 밤도 있는 힘을 다해 밤새 날아오다가 그 갈대밭에 내려왔다. 수백 수천 마리나 되는 오리떼들이 한꺼번에 갈대밭에 내려왔다.

홍 포수는 그 오리떼들이 밀렵자들이 쳐놓은 말에 걸리지않도록 공포를 쏘았으나 오리떼들은 이젠 힘이 다 빠져 더 이상 날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오리떼들이 뗏목처럼 생긴 망에 걸려 뗏목 같은 그 물판이 쓰러지자 오리떼들이 도망가려고 퍼덕였다. 그러자 인근에 잠복하고 있던 밀렵자들이 덤벼들어 몽둥이로 오리떼들을 때려 죽였다. 밀렵자들은 죽은 오리들을 망태에 담을 시간 여유도 없는 듯 그저 오리들을 때려죽이기만 하면서 쫓아다녔다. 오리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갔으나 날지를 못해 대부분이 박살되었고 갈대밭이 피바다가 되었다. 미쳐 죽지 못한 오리들이 피를 뿌리면서 퍼득이고 있었다.

그러자 역시 갈대밭에 숨어 있던 밀렵단속 반원들이 오리들을 쫓는 밀렵자들은 체포하려고 했으나 돈에 눈이 어두워진 밀렵자들은 저항했다. 밀렵자들은 몽둥이로 단속반들에게 맞서 갈대밭은 그만 사람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단속반원들 중에 부상자가 나왔다. 그대로 두면 더 많은 부상자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홍 포수는 망설이다가 결심했다. 밀렵단속을 하다가 밀렵자들에게 총을 쏘아 살상자를 낼 수 없었으나 그때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홍 포수는 공포를 쏘면서 밀렵자들에게 경고를 했으나 밀렵자들은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몽둥이를 들고 홍 포수에게 덤벼들었다.

홍 포수 자신도 위험했다. 홍 포수는 마지막 경고를 한 다음 발포했다. 처음에는 공포를 쏘았으나 밀렵자들이 그래도 덤벼들자 생명에는 위험이 없게 다리를 겨냥하여 발포했다. 다리에 총탄을 맞은 밀렵자 세 사람이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자 밀렵자들은 비로소 저항을 멈추고 항복했다. 항복을 한 자는 모두 아홉 명이었고 부상한 자는 세 명이었다.

부상자들은 부산에 있는 큰 병원에 입원했다.그 러자 밀렵자들은 검찰에 홍 포수를 과잉단속을 했다고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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