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속 노폐물 쌓여 혈액순환 장애 고혈압·당뇨 등 꾸준한 관리 중요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배장호 건양대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혈액은 혈관을 타고 우리 몸 속 구석구석을 다니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기 위해서는 튼튼하고 매끈한 혈관이 있어야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과 흡연, 스트레스 등 원인들로 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다. 혈관이 어느 한 곳이라도 막힌다면 제대로 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한순간 생명을 읽을 수도 있다.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 대부분의 원인은 동맥경화이다. 즉 혈관 안에 노폐물이 쌓여 혈액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혈관이 문제가 있는 경우, 혈관 안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혈전이 혈관 안을 돌아다니다가 작은 혈관을 막아서 색전증이 생기기도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비만인 경우도 혈관질환의 원인이지만 가장 큰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혈관질환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며, 심장을 포함한 우리 몸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증상도 매우 다양한데, 우선 심장에서부터 나타나는 증상은 대표적으로 가슴통증이 있고, 어떤 경우에는 통증 없이 등산할 때 숨이 차는 증상도 있다. 또 배가 아프다거나 턱이 아픈 경우, 어깨가 아픈 경우 등 관련이 없어보이는 통증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심장내과가 아닌 치과, 정형외과, 심지어는 내시경 검사를 할 때에 심장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상기의 경우는 심장혈관에 혈액순환이 나타나지 않아서 생기는 증상이고 때로는 혈관질환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는데 약을 3-4가지 복용해도 혈압조절이 안 되는 경우, 어린 학생 때 생기는 경우 등이다. 각종 혈관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혈관질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법은 약물치료다. 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등에 대한 약물치료를 말하며, 약물치료를 하는데도 가슴통증이 지속되고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혈관을 넓히는 치료를 한다.

이미 많이 알려진 스텐트 시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에 가느다란 철사를 넣어 풍선을 이용해 혈관을 넓힌 후,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망(스텐트)을 삽입하는 치료다. 다리 혈관이 막히면 최악의 경우 하지를 절단해야 하기 때문에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있다거나, 피의 흐름이 제한돼 있다면 시술해야 한다. 혈관이 꼬불꼬불하다든지 스텐트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최후의 방법인 혈관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 신체원인 중 신장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고혈압이 대표적인데 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도 있다. 신장으로 혈액의 유입이 적어짐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가 평소보다 높아지게 되며, 결국 전해질을 끌어당기고 수분을 더 흡수하기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이다. 고혈압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인을 모르고 살아가다 보면 콩팥 크기가 작아져 콩팥기능이 떨어지고 혈액투석까지 받아야 하는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콩팥혈관도 확장술이 가능하다. 혈압이 200/140이었던 환자가 신장혈관 확장술 후 120/80으로 5분 만에 정상으로 돌아온 경우도 있다. 혈관확장술을 시행해도 콩팥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약을 3-4알 먹던 환자를 1-2알로 줄여 혈압이 잘 조절되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혈관질환은 조금씩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치료하기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됐다면 혈관확장술이나 여러 가지 치료로 치료를 해볼 수 있지만 언제나 재발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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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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