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오윤규 대전 바로세움병원장
도움말=오윤규 대전 바로세움병원장
◇직장인 정모(47)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와 엉덩이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허리에 문제가 있어 디스크라고 생각했지만 병원은 정씨에게 `천장관절증후군`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최근 정씨처럼 천장관절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증상이 디스크와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용어는 생소하지만 남녀노소 누구에게든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인 천장관절증후군에 대해 오윤규 대전 바로세움병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허리디스크와 증상 비슷해 혼동할 수도 있어=엉덩이라고 부르는 곳인 골반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허리띠를 매는 부위 아래로 허벅지 다리가 시작되기 전까지를 말한다. 이중 천장관절은 천골과 장골이 만나는 부위이다. 천장관절은 상체에서 오는 무게나 장력을 하지로 전달하고 앉아 있을 때 압력과 무게를 많이 견뎌내는 곳인 만큼 골반에서도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때문에 천장관절 주위에는 많은 인대가 둘러싸고 있어 외부의 충격과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이 되면 인대가 비정상적인 자극을 받게 된다. 예를 들면 허리 척추고정술을 하게 되면 천장관절로 심한 압력과 장력이 전달돼 천장관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또 비만인 사람이거나 농사처럼 쭈그리고 앉아 오랫동안 일을 하는 분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아이를 갖기 전이나 임신 중에 골반의 불균형이 있던 분들은 출산 이후에 천장관절 인대가 더 손상될 수도 있다. 임신 중에는 릴락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인대들은 모두 이완이 된다. 출산 후에는 1년 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지만 임신 전에 약해진 곳은 회복기간이 더욱 오래 걸리게 되며, 이때 무리를 할 경우 손상이 심해지는 탓이다.

천장관절질환을 허리 디스크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허리디스크는 주로 어깨와 팔 저림 증상,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천장관절염은 허리통증 및 엉덩이 저림 증상, 하반신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잠자기 전에 통증이 가장 심할 수 있어 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다.

◇영상검사만으로는 발견 안 되는 경우 많아=천장관절 질환은 진단을 내리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축에 속한다. 허리가 아프다는 뜻이 곧 요추간판탈출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많은 연구와 논문자료에서 거의 대부분의 요통의 원인은 요추 주위의 인대나 힘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따라서 단지 MRI상에서 디스크가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디스크가 환자가 앓고 있는 요통의 원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근골격계 질환을 진단하려면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 보편적으로 3가지가 일치돼야 한다. 일단 환자의 증상과 병력이고 2번째는 이학적 검사, 그리고 3번째가 엑스레이·MRI·CT·초음파 같은 영상소견이다. 그런데 이런 세 가지의 진단을 위한 단서는 모두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즉 증상과 병력만을 듣고 진단하려 하다가는 큰 병을 놓치기가 쉽고, 영상만을 의존하다가는 엉뚱한 진단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잘 듣고 이학적 검사를 거친 후 다양한 진찰을 통해 병을 유추하고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질환은 영상검사라는 것이 도움이 안 될 때가 있다 특히 근육 인대 힘줄질환 등은 MRI조차 안 나올 때가 많다. 이 경우 대다수의 환자들은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 듣게 된다. 이런 애매모호한 질환 중에 대표적인 질환이 천장관절 인대 이상이다. 골반의 질환은 많은 척추전문의들이 가끔 놓쳐 치료에 곤란을 겪게 되는 질환 중에 하나다.

◇환자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가 결정적 역할=천장관절 질환의 증상은 매우 특징적이다. 누워서 돌아누울 때 엉덩이가 아프거나 한쪽 옆으로 눕기가 불편하며, 양반다리처럼 자리를 엇갈려 앉는 자세도 불편하게 된다. 또 오래 앉아 있기가 불편하며 일어날 때 엉덩이에 통증이 온다. 이 질환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진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이학적 검사를 하면 더욱 확실해진다. 보통 천장관절인대에 의한 통증환자들은 병원에 내원할 때 환자 스스로 답을 가져온다. 즉 각종 검사상에는 특별한 이상소견이 안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의 증상과 병력, 그리고 이학적 검사만이 진단의 실마리가 된다.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학적검사는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면 눕게 한 뒤 다리를 4자 모양을 하고 약간 눌러본다. 그러면 사타구니나 엉덩이 쪽으로 통증이 오게 되는데, 이는 고관절 이상이나 천장관절의 이상소견을 시사한다.

치료는 천장관절 인대의 재생을 도모하는 프롤로 인대강화주사를 시행한다. 천장관절 주위 인대와 천장관절 자체에 초음파를 이용해 정확하게 수차례의 고농도, 대용량 프롤로 주사요법을 받는다면 치료가 가능하다.

인대강화주사인 프롤로테라피 주사요법이 등장했을 때 처음 치료한 부위가 바로 천장관절 부위이다. 요통과 엉덩이 통증의 원인이 대부분 그곳에서 시작됐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도 많은 치료자들이 그렇게 믿고 있으며 치료결과 또한 성공적이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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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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