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언덕 위에서 세 사람의 마을사냥꾼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홍 포수였다. 눈이 날카롭게 번쩍이고 있었고 손에 총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네 놈들은 왜 나를 추적해왔지"

홍 포수가 고함을 질렀다. 세 사람은 그만 기겁을 하고 들고 있던 활과 창을 버리고 그 자리에 엎드려 항복을 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그들은 문제의 벼락틀을 만든 것은 자기들이라고 자백했다. 이웃집에 살고 있는 벼락틀 만들기 전문가 밑에서 몇 달 동안 벼락틀 만드는 것을 배웠다가 그걸 자기들 손으로 만들어봤다는 자백이었다.

벼락틀을 만드는 핵심적인 기술은 산더미 같은 돌들을 싣고 있는 뗏목판을 어떻게 받침막대기 하나로 비스듬히 받쳐 드냐는 기술에 달려 있었으나 그게 잘못되어 그만 무너졌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 받침막대기는 미끼로 끼어 놓은 돼지대가리를 범이나 곰 같은 힘이 센 맹수가 콱 물고 잡아당겨야만 쓰러지게 되어 있어야 했는데 그들에게는 그런 기술이 없었다.

홍 포수는 그때 그들을 체포하여 징역에 보내지 않았다. 그들은 항복을 하고 순순히 자백을 했기 때문에 징역에 보내지 않고 세 사람에게 각기 일본돈 20엔의 벌금을 과했고 그들의 불법행위를 묵인한 마을촌장에게도 40엔의 벌금을 과했다. 욕심만 많고 밀렵의 위험을 모르는 시골마을사람들에 대한 처벌이었다.

홍 포수는 그리고는 계속 밀렵단속을 했다. 홍 포수가 다음날밤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니 머리 위에서 뭔가 진득거리는 액체가 떨어졌다. 멈춰서 조사를 해보니까 짐승의 피였다.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사슴 한 마리가 공중에 걸려 있었다.

퉁겨 올리기 올가미에 걸린 사슴이었다. 퉁겨 올리는 올가미도 위험한 틀이었다. 보통 올가미가 아니라 그 올가미에 걸리면 줄이 휘어져 있는 굵은 나뭇가지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가지가 위쪽으로 퉁겨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그 올가미에 걸리면 사슴뿐만 아니라 사냥개도 사람도 그렇게 공중에 퉁겨 올라가게 되어 있었으며 그해만 해도 몇 건의 인명 피해가 있었다. 빨리 발견되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죽지는 않았지만 한 사람이 죽었다. 그리고 사냥개 세 마리도 거기에 걸려 죽었다.

"이런 나쁜 놈들…"

그 틀을 만들어 놓은 밀렵자는 주위에 위험틀이 있다는 표시도 해놓지 않았다. 사람이 걸려도 좋다는 놈들일까. 홍 포수는 그 밀렵자를 잡기로 했다. 홍 포수는 그 사슴을 그대로 두고 그 부근에 잠복소를 만들어 잠복했다. 틀을 만든 밀렵자가 나타나기까지 잠복을 할 생각이었다. 밀렵자는 그 다음날에도 나타나지 않았으나 홍 포수는 끈질기게 기다렸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