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 마을은 첩첩산중에 있었고 아무도 드나들지않는 오지였다. 그 마을에 총독부에서 보낸 밀렵 단속자가 들어온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일본 총독부가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던 당시 조선의 산중에 사는 사냥꾼들은 일본 관리가 밀렵을 단속하는 데 대해 강한 반발을 갖고 있었다.

공산무주(空山無主)라 산에는 임자가 없고 산에 사는 짐승들에게도 임자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총독부가 그런 임자 없는 짐승을 잡는 조선의 사냥꾼들을 밀렵이라면서 단속 처벌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주장이었다. 더구나 그 총독부의 촉탁으로 있으면서 조선인 사냥꾼들을 조사하는 홍학봉 포수에 대한 반감이 강했다.

홍 포수 자신도 그 마을사람들을 만나 보고 그런 반감을 느꼈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었다. 산에 사는 짐승들은 주인이 없으니 총독부가 그런 짐승을 밀렵했다고 처벌하는 행동이 잘못이라는 주장부터가 잘못이었다.

산에 사는 짐승은 조선 민족의 것이었으며 조선 민족의 소중한 재산이었다. 그런 밀렵행위는 총독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단속해야만 했다.

더구나 벼락틀같은 위험한 틀은 사람들까지 해칠 위험한 것이었으니 철저하게 단속해야만 했다. 홍 포수는 마을사람들의 반감을 무릅쓰고 단속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심해야만 했다.

홍 포수는 무쇠다리 학봉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는 강한 다리로 빠르게 산길을 달려갔고 신변에 위협을 느꼈을 때는 지그재그형으로 걸어가면서 오던 길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추적자가 없는지를 살펴보기위해서 였다.

그때도 홍 포수는 빠른 걸음으로 지그재그형으로 달려가다가 갑자기 되돌아가봤다.

추적자들이 있었다. 세 명의 발자국들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모두 사냥꾼들이 신는 고무바닥의 신이었다. 홍 포수는 그들이 누구인지를 짐작했다.

"이 친구들이…"

홍 포수는 갖고 다니는 총에 장탄을 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발포할 수 있게 안전장치를 풀어놓았다.

홍 포수는 그리고는 그들의 뒤를 역추적했다.

그들은 추적하고 있던 홍포수의 발자국을 잃어 버리고 당황하여 그걸 다시 찾으려고 했다. 그들은 잃어버린 홍포수의 발자국을 찾으려고 어느 완만한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언덕 위에서 사방을 살펴보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이 언덕 위에 막 올라서자 앞에 사람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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