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불황 임대 메리트도 부족

충남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에 들어서는 상록아파트(공무원 임대)의 대규모 미입주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내포신도시 정주여건 부족에 따라 공무원 이전율이 미미한 상태에서 입주자들이 부족할 것이라는 건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또한 부동산 경기 불황에 따라 민간주택시장의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 속에서 임대아파트의 메리트는 부족하다는 것.

지난달 30일 충남도와 홍성군에 따르면 내포신도시 RL-5블록에 들어서는 공무원 임대 상록아파트는 총 497가구로 오는 8월쯤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사업 주체인 해당 임대 아파트는 민간과 달리 준공 이후 입주자를 모집한다. 타입도 원룸형태부터 중소형 평형까지 다양하다. 내포신도시에 들어서는 상록아파트의 타입을 보면 47㎡ 42가구, 54㎡ 35가구, 58㎡ 56가구, 59㎡ 285가구, 84㎡ 79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8월쯤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수요층이 매우 부족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내포신도시 공무원들은 대전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이전을 원하는 공무원들은 민간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및 분양을 통해 거주지를 마련한 상태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상황. 관리공단 관계자는 "충남도청이 이전한 지 시간이 많이 흘렀다. 수요조사를 하고 있지만 미달이 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는 총 497가구 중 절반에 못 미치는 계약률을 보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포신도시의 경우 이전을 원하는 공무원들은 이미 거주지를 마련한 상태다"며 "갑자기 공무원아파트가 임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세 책정도 큰 문제다. 통상 공무원 임대 아파트는 시세의 80%를 적용해 가격을 책정한다. 예컨대 84㎡(34평형)의 시세가 전세 1억 원을 보일 경우 8000만 원의 전세가가 결정되는 형식이다. 내포신도시는 현재 공실률이 높아 전세가격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경우 임대아파트의 가격이 민간 시장을 웃돌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현재 내포신도시 부동산 경기 불황 영향으로 인해 시세 책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포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상록아파트의 34평형 전세가격이 만약에 8000만 원으로 책정될 경우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민간 아파트 가격이 폭락해 더 낮게 형성되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면서 "오히려 민간 아파트가의 메리트가 더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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