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앞둔 교장들 '방치'

대전봉산초등학교 영양교사와 조리원 간의 갈등이 1년 동안 지속되는 동안 학교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원 인사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2012년부터 정년퇴직을 1-2년 앞둔 교장이 봉산초등학교에서 퇴직할 수 있도록 관행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같은 인사에 A교장은 2012년부터 2년간 교장으로 재직 후 정년퇴직했고, B교장도 2014년부터 2016년 2월까지 봉산초에서 교장으로 임기를 마쳤다. C교장은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1년간 교장직을 수행한 후 정년퇴직 수순을 밟게 된다. 정년퇴직을 1-2년 앞둔 교장이 봉산초를 맡는 동안 영양교사와 조리원 간의 갈등은 해결점 없이 5년간 지속됐다.

봉산초 한 학부모는 "지난해부터 사태가 심각했던 것이지, 문제는 5년 전부터 불거졌었다"며 "학부모들이 학교에 수차례 개선과 조치를 요구했지만 교장선생님들은 사실상 방치 후 퇴직하기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대전지역 현직 교장들도 학교장의 책임과 권한 하에 사전에 충분히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문제를 전·현직 교장들이 사태를 키웠다는데 뜻을 같이 한다. 대전지역 한 사립학교 교장은 "학교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체 사안 조사 후 이해당사자들에게 시말서를 요구할 수도 있고, 상급 기관에 보고 후 감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며 "만약 교장 임기가 많이 남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손을 놓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전시교육청은 봉산초 사태의 정상화를 위해 교원인사 전반을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봉산초 외에도 학급수가 큰 초등학교에 퇴직을 앞둔 교장들이 우선적으로 배치되는데 대한 불만을 이 기회에 해소시키겠다는 것. 대전시 교육청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행을 깨고, 9월 인사에서는 학교별 상황에 맞게 효율적인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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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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