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지난 27일 국립철도박물관을 대전역 동쪽 3만 9015㎡ 및 대전 중구 중촌동 중촌근린공원 8만4232㎡에 나눠 세우는 방안을 발표했다. 대전역 동편에는 국립철도박물관의 1관을 세우고, 대전역에서 약 3㎞쯤 떨어진 중촌근린공원을 활용해 이 박물관의 2관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직선거리로 약 3㎞가량 떨어진 두 곳에 나눠 세우겠다는 것인데, 당연히 오가는 불편이 생기게 된다. 이런 불편을 대전시는 대전역과 중촌근린공원 옆을 지나 서대전역까지 가는 5.7㎞의 대전선 철로를 활용해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둥근 활 모양으로 깔린, 기존의 대전선 철로에 증기기관차가 끄는 관광열차를 운행해 국립철도박물관의 1관과 2관을 오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접한 대부분의 이들은 절묘한 아이디어라고 입을 모은다. 대전의 원도심에 있는 대전선 철로에 증기기관차를 다니게 된다면 단연 전국적인 화젯거리가 될게 틀림없다. 3㎞쯤 떨어지게 되는 박물관의 1관과 2관을 번갈아 오가는 불편을 상쇄시키고도 남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국립철도박물관에 대한 대전시의 원래 조성방안 중 5만㎡가 넘는 사유지를 매입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하고도 남는 발상이다. 5만㎡를 넘는 사유지 매입비는 단순한 추정만으로도 5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온 바 있다. 500억 원 전액을 대전시가 부담하기에도 벅차고, 그렇다고 정부에 부담해달라고 요청하기도 난감한 방안이었다. 이 때문에 국립철도박물관 유치경쟁에서 경기 의왕시, 충북 청주 오송에 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 적이 있다.

이런 절묘한 아이디어로 국립철도박물관을 대전시가 유치해낼 경우 증기기관차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꺼림칙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알다시피 증기기관차는 석탄을 때며 시커먼 연기를 내뿜기 때문이다. 상당히 낭만적이고 과거에 대한 향수와 화젯거리를 낳을 증기기관차이지만 환경 논란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전시용 증기기관차 중 운행이 가능한 게 몇 대나 될지도 의문이다.

대전선 철로는 전철화 사업이 완료된 구간이다. 뭉툭하고 각진 모양의 매력 없어 보이는 전기기관차를 운행시키기는 그렇고,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기기관차를 만들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불가능한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국립철도박물관이 대전에 반드시 유치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류용규 취재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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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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