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유승민 등 계파 수장격들 침묵 일관 후보 눈치작전 치열… 非朴 김용태 출마 선언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탈당파 일괄복당으로 촉발됐던 계파간들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작업에 돌입한다.

막판까지 갈등의 잔불로 남아있던 권성동 사무총장 교체가 마무리되고, 김태흠 사무부총장 역시 사퇴함으로써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이후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당부 거부 및 복귀로 이어졌던 당 내홍은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후보 군이 여전히 불분명하고 치열한 눈치작전만 펼쳐지는 양상이다.

최대 20명 가까이 거론되는 당권 도전자 중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는 비박(비박근혜)계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재선) 뿐이다.

대전출신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과 '세대교체'를 내세워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되살리려면 오직 한 길, 용기 있는 변화와 뼈를 깎는 혁신의 길 뿐"이라며 "올해 나이 마흔 여덟인 제가 감히 집권당의 당 대표가 되어, 이 길을 가고자 한다. 저 자신을 던져 제 스스로 한국 정치의 중대 분수령이 되고자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와 당헌 당규를 훼손하는 외부 또는 당내 특정 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 차단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수직적 당청관계를 근본적으로 수정 △대선후보 조기 경선 추진 △불공정, 특권, 양극화와 가장 앞장서 싸우는 정당으로의 탈바꿈 등을 제시했다.

가장 늦게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 김 의원 외에 다른 주자들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전대 6개월여 전부터 전국 당원과 접촉하고 캠프를 가동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계파별로 거론되는 주자는 있지만 각 계파의 수장격들이 침묵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우선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가 여전히 최대 변수로 꼽힌다. 사석에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도 공개 석상에선 아무런 언급이 없어 정치 상황에 따라 여지를 남겨두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주영·홍문종·이정현 의원이 강력한 출마의지를 내비치면서도 공식 선언은 하지않고, 원유철·정우택 의원이 고민하는 것도 상수인 최경환 의원의 출마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유승민 의원의 복당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국회법과 4·13 총선 공천 파동을 거치며 대권 주자급으로 몸집이 커진 유 의원이 출마한다면 예측 불허의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직접 나서는 대신 특정 후보를 물밑 지지해도 상당한 파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차차 생각해보겠다"고만 했을 뿐 거리를 두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그룹에서는 강석호 김성태 의원이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대선 경선 룰 개정에 관여할 차기 지도부인 만큼 유력 대권 주자인 김 전 대표가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 대표 역시 전대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함구 중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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