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상황시 인력부족 이유로 홍보 소홀 일부 여성 "경찰차 부담"… 제도 유명무실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가 뭐에요?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경찰차에 태워준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지난 2011년 9월부터 시행중인 대전지방경찰청의 '여성안심귀가서비스'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탓에 서비스 자체를 아는 사람이 적을뿐더러 알고 있다 해도 서비스 이용을 꺼리는 실정이어서 정책을 제대로 알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7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5년 전부터 시행중인 이 귀가 서비스 정책은 범죄취약시간에 주택가와 인적이 드문 도로를 이용해 귀가해야 하는 여성이 요청 신고를 하면 112 순찰차를 이용, 안전한 귀가를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

문제는 정책을 시행한 지 5년이나 됐지만 제대로 된 홍보가 되지 않아 서비스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이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거주하는 박모(27·여) 씨는 귀가 서비스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비스를 알았다면 늦은 시간 귀가할 때 한 번쯤은 이용했을 것"이라며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사건도 많고, 사는 곳도 주택가가 밀집해 있어 늦은 시간 인적이 드물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귀가 서비스를 알고 있지만 경찰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모(32·여)씨는 "파출소나 지구대에 전화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경찰차를 탄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이 볼 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사람들에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연출동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찰차를 이용해 서비스를 시행하는 만큼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 늦게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청 차원에서 홍보를 펴기보다는 일선 경찰서를 중심으로 여성안심 서비스를 홍보하고 시행하고 있다.

경찰의 홍보 부족은 정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주된 이유다. 정책을 발표할 때는 화려하게 포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도에서 멀어지거나 현실적인 이유로 정책을 자체적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안심귀가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순찰 중 혼자 귀가하는 여성이 발견되고, 상황에 따라 판단해 여성을 데려다 주는 서비스 정도로 시행되는 것이 맞다"며 "자칫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발생할 수 있고,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지면 본말이 전도돼 긴급한 상황에 늦게 투입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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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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