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불량 조리원 전원 교체 요구 당국 안일대처 도마위

27일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내 급식실 위생과 영양사와 조리사의 언행 등을 문제 삼으며 대전시 교육청앞에 모여 사태해결 촉구와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빈운용 기자
27일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내 급식실 위생과 영양사와 조리사의 언행 등을 문제 삼으며 대전시 교육청앞에 모여 사태해결 촉구와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빈운용 기자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비위생적인 급식과 일부 조리원의 욕설을 문제 삼으며 급식 종사자들의 전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전시교육청은 1년여 동안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됐음에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도 혼란을 야기하는 등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봉산초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오전 대전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전원 교체를 요구했다.

봉산초 학부모 비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 학부모 모니터링을 통해 식탁과 도마 등에서 기준치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고, 일부 조리원이 학생들에게 언어폭력을 일삼는 등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가 공개한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유천·백운·내동초등학교 급식실에서는 세균 수치가 기준치(200)를 넘지 않았지만, 봉산초 급식실의 식탁(3501)·배식대 (5979)·도마작업대(6779)에서는 기준치보다 수십 배 많은 세균이 나왔다. 또 5-6학년 230명을 대상으로 `밥과 국, 반찬에서 이물질이 나왔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34명이 `나왔다`고 답했으며, 이물질은 머리카락, 휴지, 벌레, 손톱, 플라스틱 조각뿐 아니라 참기름병 뚜껑까지 있었다고 응답했다.

비대위는 또 일부 조리원이 학생들에게 인격모독적인 발언과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과 막말을 일삼아 해당 조리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1년여 동안 급식실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학교측과 관할 교육지원청, 대전시교육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동안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장은 영양사와 조리원간 갈등이 있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지 않은 채 사태를 키웠고,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은 한달에 한번꼴로 조사를 했으나, 상급 기관에 문서 보고 및 관계자 회의 등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5월 초 서부교육청으로부터 구두 보고를 받았음에도 진상조사나 실태조사 등을 위한 지시 등을 내리지 않았다. 학부모 비대위의 요구에 따라 구성키로 한 진상조사위원회 역시 법률적인 검토 없이 학부모 의견을 수용키로 했다가 이해당사자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번복을 해 학부모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서부교육지원청이 구성한 진상조사위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인사조치 등을 하겠다"며 "사태를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대전시교육청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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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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