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왕실의 영혼을 담다' >> 8월 2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역사적 시련 속에서도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경외감을 주고 있는 '조선 왕릉', 그 시작과 끝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선 왕릉의 전시·연구·현장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선왕릉관리소는 오는 8월 2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왕릉, 왕실의 영혼을 담다' 특별전을 진행한다.

조선 왕릉은 절대적 권위와 위엄을 지녔던 왕과 왕비가 사후에 묻히게 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위치 선정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가 국가적 예법에 따라 신중하고 엄격하게 진행됐다. 완성된 이후에는 왕과 왕비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왕실 의례의 장소로서 철저하게 관리돼 왔기에 조선 왕릉에는 500년 역사의 건축, 조경, 예술, 제도, 의례 등 유·무형의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역대 통치자의 무덤이 조선 왕릉처럼 완벽하게 남아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역사성, 인류문화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 우리나라에 있는 조선 왕릉 40기(북한 소재 2기 제외)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은 '조선 왕릉, 세우다', '조선 왕릉, 정하다', '조선 왕릉, 모시다', '조선왕릉, 돌보다' 등 총 4개의 주제로 이뤄지며 기간 중에는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부장품(副葬品)을 포함, 조선왕릉 관련 유물 200여점이 전시된다. 1부 '조선왕릉, 세우다'에서는 왕릉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국장(國葬)에서부터 왕릉의 건설까지의 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 국장에 사용된 물품, 왕릉 터의 입지여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산릉도(山陵圖) 등 유물 전시와 함께 국장-왕릉 건설까지의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된다.

2부 '조선왕릉, 정하다'에서는 왕릉 내·외부를 구성하는 요소 및 제도 관련 유물 소개 등이 이뤄진다. 특히 전시에서는 '정조 구릉지 명기'(正祖 舊陵地 明器)', '조선왕실 재궁'(朝鮮王室 梓宮, 왕의 관) 등 부장품들이 최초로 공개돼 주목할 만하다. 3부 '조선왕릉, 모시다'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산릉제례(山陵祭禮)의 전통을 실제 사용됐던 제기(祭器) 등 유물을 통해 살펴본다. 4부 '조선왕릉, 돌보다'에서는 각 왕릉의 개요, 관리 기록이 수록된 '왕릉지(王陵誌)' 등 관련 유물을 통해 왕릉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선조들의 왕릉을 보호하기 위한 왕실의 노력의 흔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지하 기획전시실에는 조선왕릉 관련 연구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조선왕릉 아카이브 존'이 마련돼 조선 왕릉, 조선 왕실과 관련된 각종 서적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0년에 걸친 연구·조사를 통해 발간한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 보고서'의 내용을 실물 및 터치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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