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다양한 사업 대학원은 인력 태부족 취업·연구지원 확대를

영국의 QS라는 국제대학평가기관에서 올해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가 작년에 비해 줄줄이 하락했다고 한다. 서울대, KAIST, 그리고 포항공대만 각각 세계에서 100등 이내로서 각각 36위, 42위 그리고 87위로 평가했다. 세계에는 다양한 대학평가 기관이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신문사도 해마다 대학을 평가하고 줄을 세운다. 기관마다 잣대가 다양해서 평가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기도 하여 평가의 신뢰도 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되기도 하다.

국제적인 대학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학의 연구력과 교수와 학생의 비율 그리고 국제화 수준 등이다. 대학의 연구력은 대학원의 인력과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교수와 학생의 비율의 분야는 교수 수가 턱없이 모자라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고 교수를 정부에서 배정받는 국립 대학에서는 언감생심이다. 국제화 또한 외국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는 대학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준에 맞출 수 있는 대학은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굴지의 기업이 각기 지원하는 KAIST나 포항공대 등 재정적 여건이 좋은 대학원 중심의 대학들뿐이다. 서울대를 제외한 일반대학들의 성적표는 모두 100등이 넘어서는 초라한 수준이며 거점 국립대학들은 400등을 넘어야 겨우 찾아볼 수 있다.

교육부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학협력선도사업이라는 것을 통해 매년 수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한 총 예산이 1조 원이 넘는 특성화 사업이라는 것을 통해 대학 별로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의 재정은 매우 열악한 편으로서 등록금으로는 도저히 충당할 수 없어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은 모두 국고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전국의 각 대학교는 부족한 사업비를 확보하고 학교의 평판을 높이기 위해서 다소 무리한 목표를 내걸기도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일은 해당 분야에 특화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는 기술교육대학이라는 대학을 만들어 전문 인력을 공급하는데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정한 수준의 산학협력이란 대학과 기업의 쌍방 소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에 따라 대학의 인력 양성이 우왕좌왕하거나 일방통행 식의 공급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대학원 수준에서의 연구가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교육부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학교정책실에서, 대학교의 교육은 대학정책실에서 관장한다. 대학원과 관련되는 업무는 연구를 지원한다는 학술진흥과의 일부 인력이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교육부는 공식적으로는 대학원 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연구개발정책실에서 연구관련 업무를 관장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대학원 지원이 본래의 업무는 아님에도 KAIST, 광주과기원, 경북과기원, 울산과기원 등을 설립해서 집중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일반대학교의 대학원들은 지속적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2015년 재학생 대학원 진학률이 35%, 상위권 대학들은 20%, 충남대 등 일부 국립대만 14% 수준을 나타낼 뿐 대부분의 대학이 10% 또는 그 아래의 수준이다. 그나마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원간에는 학생 이동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거나 외국인 학생을 수입해서 채우는 실정이다.

미국의 US NEWS에서 올해 대학랭킹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1위 서울대가 세계에서 105등이다. 고용노동부의 맞춤형 대학 인력양성과 미래창조과학부의 대학원 집중지원은 교육부의 입장에서는 마뜩찮을 수 있지만 각각 취업이나 연구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아 좋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본다.

서동일 충남대 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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