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누리예산 동일한 지원 중요 저출산·고령화 해결 근본책 기대

영·유아 보육에 관한 소식이 미디어마다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어린이집 맞춤형 보육`, `누리과정 예산지원`, `아동학대` 등 보육에 관한 사회적 쟁점들이 국민들에게 낯설지 않을 만큼 회자되고 있다. 보육이 그만큼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위기로 치닫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원을 영·유아 보육에서 찾아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는 어느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의 자식이 훌륭하게 자랐더라, 홀부모로 행상을 하며 고생했는데, 그 집 자식들은 잘만 컸다더라… 등의 이야기들이 보육에 관한 훈훈한 미담이었다. 형편이 어려워도 자식을 기르는 노하우에 뭔가 특별한 게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보육의 이야기는 자라고 있는 영유아, 부모를 대신해서 길러주는 어린이집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내용이 크게 바뀐 것 같지만, 여전히 자식 키우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임을 알게 해준다.

영아 시기의 안정애착은 인간발달에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에게서 받은 양육은 정서발달에 가장 기초가 되는 신뢰를 형성한다. 이로써 모든 사회활동에 긍정적 정서와 환경에의 적응을 하며 안정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한 아이들은 친구와 선생님을 최초로 어린이집에서 만나 사회관계와 기본생활습관, 전인적발달의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학습할 때도 긍정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부모와 안정애착이 형성된 영·유아는 어린이집에서의 적응도 빠르고, 관계 형성의 긍정성도 크다는 것을 많은 현장과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다. 부모의 손길에서 어린이집으로 이어지는 보육의 연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보육에 대한 사회적 쟁점들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은 물론 영·유아의 부모들에게까지 마음 졸이게 하고 안타까움을 크게 만들고 있다. 부모의 손길을 대신하여 정성껏 보육의 역할을 해야 하는 어린이집에서는 맞춤형 보육으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6년 7월부터 `맞춤형보육`을 통해 맞벌이 부모인 자녀는 12시간 종일반 보육을, 홀벌이 부모인 경우 7시간 보육을 지원하는 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영국, 스웨덴, 호주, 일본 등에서도 종일제는 맞벌이 부모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정책과 비슷한 것이다.

똑같은 연령대인 만 3세-5세 아이들의 누리과정 예산도 지원이 된다, 안 된다 하며 지속적 갈등요인을 만들고 있다. 어린이집은 근로자 12시간 종일보육, 유치원은 교사로 8시간 교육과정 운영이어서 현재 추진 중인 유보통합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정부의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가 맞춤형 보육을 위해 2015년도보다 1083억 원 증액한 것을 어린이집에 지원해야 하고, 별도로 교사처우개선비와 보조교사 및 대체교사 확대 등을 위해 720억 원 증액한 것은 보육서비스의 질 개선을 위해 어린이집 지원예산으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어린이집의 안정적 운영은 곧바로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누리과정예산 편성 또한 대한민국의 모든 유아는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국가가 지원하는 누리과정 교육을 동일하게 혜택 받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영·유아 보육은 인스턴트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부모의 가정보육과 어린이집의 협력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육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이기 때문에 보육이야말로 근시안적인 차원을 넘어 백년대계로써 그 목표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영·유아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맞벌이 가정의 `워킹맘`들도 마음 놓고 일을 하며 자기실현을 이루고 국가벌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육은 그 누구의 일도 아니다.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국가적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성공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아기 울음소리가 가득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의 고령화 문제도 해결하는 백년대계의 보육을 기대해본다.

장혜자 대덕대 영유아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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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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