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인 컨저링 2도 전작에 이어 실화에 기초했다. 어쩌면 실화라는 사실이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을 극대화 시키는 장치로 작용된 듯하다.

영화는 1977년 영국 엔필드에서 시작된다. 엄마 페기(프란시스 오코너)와 네 남매가 살고 있는 가족의 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난다. 일명 폴터가이스트 유령. 둔탁하게 벽을 두드리는 소리, 불쾌한 사악한 목소리. 폴터가이스트 유령은 밤마다 페기네 집의 가구와 물건, 심지어 아이들까지 공중에 띄우는 기이한 일들을 일으킨다. 결국 전작에 이어 교회의 요청을 받은 워렌 부부(베라 파미가, 로레인 역·패트릭 윌슨, 에드 역)는 페기의 집을 찾아가 사건을 조사한다. 그러나 워렌 부부는 그 집에서 예상보다 엄청난 악령을 만나게 되고 목숨까지 위협받는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악령을 퇴치하는 엑소시스트인 워렌 부부의 인간적인 고뇌와 악령으로부터 괴롭힘을 받는 한 소녀의 몰락,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들을 그려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공포 속에서도 각 인물들의 감정을 제대로 살려낸 감독의 연출이 돋보였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이다. 낮에도 흐린 영국 특유의 날씨가 스산한 분위기를 내기에 충분했고, 밤에만 등장할 것 같던 유령은 밤낮 가릴 것 없이 페기 가족을 괴롭힌다. 특히 악령이 노리는 대상이 어린 아이라는 점도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 요소 중하나다. 순수하고 해맑아야 할 쟈넷(매디슨 울프)은 자신을 괴롭히는 유령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그의 목소리를 수시로 듣는 그는 쇠약해져만 가고, 친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며 세상으로부터 고립된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킹도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5명의 가족이 살기에는 넓은 2층 집, 그리고 지하실까지 감독은 집안 구석구석을 1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며 두려움을 극대화했다. 집안 곳곳에 배치된 소품도 관객들의 주위를 분산시키고 허점을 노리는 장치로 활용되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유머러스한 코드까지 가미하며 관객들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숨 가쁜 공포로 관객들을 구석까지 밀어놓고, 퇴마사인 에드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듯, 감독은 관객들의 숨통을 틔여줬다. 하지만 이는 극한의 공포로 관객들을 몰아가기 위한 감독의 장치였다. 사람의 감정을 회복시키고 더 깊은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관객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배가 된다. 그리고 마침내 등장하는 악령의 실체로 인해 영화 후반부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제임스 완 감독의 연출은 전보다 섬세하고 단단해졌다. 이미 공포영화 연출에는 호평을 받고 있는 감독은 그래픽과 음악, 미장센 등을 모두 활용해 디테일한 연출을 했고, 이는 배우의 연기와 콜라보 되며 영화는 완성됐다. 쟈넷 역을 맡은 매디슨 울프도 주목할 만하다.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연기를 하며 영화의 한 축을 충분히 담당했다.

영화가 끝나고 흘러나오는 실제 쟈넷의 육성도 놓치지 말야 할 부분이다. 음성이 흘러나오는 동안 스크린을 차지하는 영상도, 공포영화를 즐기러 간 관객이라면 챙겨 보는 것이 좋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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