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일곱 마리의 캐리브들은 두목이 쓰러진 것을 보고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다. 그건 포식을 당하는 동물들이 전면을 피하기위해 하는 행동이었는데 그럴만 했다.

그러나 그들의 그다음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뿔뿔이 흩어진 일곱 마리는 멀리 도망가지도 않고 다시 모여들어 천천히 도망가고 있었다. 리더인 두목이 없기 때문에 새 리더를 찾기위해서라고 해석되었으나 한군데로 모여든 그들은 사냥꾼들의 집중사격을 당했다. 거기다가 영국에서 온 사냥꾼들까지 그 대량학살에 가담했다. 그들은 그동안에는 에스키모들의 사냥을 구경만하고 가담은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그동안 잡아서 억지로 먹은 바다코끼리나 바다표범 고기의 비린내와 질긴 맛에 질렸던 그들은 신선한 캐리브 고기가 필요했다. 살짝 구워 먹으면 소고기 맛과 다름없었고 어느 부분은 날로 먹을수도 있었다.

그런 집중사격으로 일곱 마리의 캐리브들중에서 여섯 마리가 쓰러졌다. 에스키모들의 라이플총에 세 마리가 쓰러졌고 영국인들의 산탄총에 역시 세 마리가 쓰러졌다. 일곱마리중에서 겨우 한 마리가 사격권내에서 벗어나 도망갔다. 전멸을 당하지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역시 북극의 동물들은 아프리카나 남미대륙의 동물들과는 달랐다. 아프리카나 남미들의 동물들은 사람들과 빈번한 접촉이 있기 때문에 사람과 그들이 갖고있는 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고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거기에 대응을했으나 북극의 동물들은 그렇지 못하는 것 같았다. 동물들의 진화의 맨 앞장에 서고있는 그 동물의 힘과 잔악성을 아직도 잘 인식을 못했던 것 같았다.

북극의 에스키모 사냥꾼들이 한꺼번에 캐리브를 일곱 마리나 잡은 일은 일찍이 없었다. 에스키모 사냥꾼은 노래를 부르면서 천막으로 돌아왔다.이제 그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잡아온 사냥감의 해체작업이었다.

그러나 여덟마리의 캐리브 시체가 들어오니 천막이 비좁아졌다. 한마리의 무게가 200㎏이나 되고 길이가 2m나 되고 뿔들이 몇가닥이나 뻗어있는 캐리브였기 때문에 사냥꾼들도 잡아온 캐리브를 의자로 깔고 앉지않으면 들어갈 틈이 없었다.

천막은 비린내가 충만했고 바닥은 붉은 피로 절벅거렸다. 영국인들은 그 처참한 광경을 보고 외면하고 있었으나 에스키모 사냥꾼들의 큰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잡아온 캐리브들을 해체하면서 가장 맛있는 부분을 잘라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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