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백석문화대 창업보육센터장 박현수 "유능한 학생들 기업가 될 수 있도록 대학이 밀어줘야"

2016-06-16기사 편집 2016-06-16 06:04:29      윤평호 기자 news-yph@daejonilbo.com

대전일보 > 사람들 > 인터뷰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박현수 백석문화대 창업보육센터장

첨부사진1
꼬일 때로 꼬인 한국경제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침체 심각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서도 나타난다. 위기에 놓인 한국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방안으로 정부와 민간에서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대학은 창업의 전진기지이다. 많은 대학들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며 성공적인 창업과 기업 운영을 받침하고 있다. 전국 창업보육센터의 협의체로 사단법인 한국창업보육협회가 있다.

백석문화대 창업보육센터 박현수 센터장은 한국창업보육협회 감사이다. 2014년과 2015년 충남창업보육협의회 회장도 역임했다. 박 센터장은 한국창업보육협회가 시행한 우수창업보육매니저 해외연수지원사업으로 지난 4월 창업 선진국인 미국을 8일간 방문했다. 한국형 창업 지원 모델을 개발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자 기획된 이번 미국 연수의 성과를 15일 박현수(54·사진) 센터장을 만나 직접 들어 봤다.

박 센터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으로 1999년부터 백석문화대에 부임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백석문화대에 스마트폰미디어학부 개설을 주도하고 창업교육센터장, 창업보육역량강화사업단장 등을 겸직하며 창업 지원과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해외 우수 창업보육 벤치마킹을 위한 연수처로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 창업 지원 체계를 수립하고 이에 기초해 본국의 특성에 맞는 제도와 정책을 운영해 창업현장의 역동성과 유연함을 키워 미래 지향적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 창업보육 사업도 오랜 기간에 걸쳐 창업자와 기업을 도와 국가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최근에는 창업보육사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4월 창업기업 육성정책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주요 추진 과제로 양적 투입 확대를 벗어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의 질적 향상을 제시했다. 변화가 요청되는 시점에서 선진 외국 창업보육시스템과 제도의 운영 연구는 우리나라의 안정적 창업정책 구축을 위한 방향이나 내용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사무실 공유 서비스가 창업자들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WeWorks Labs도 그런 시설인가.

"세계 최대의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인 WeWorks Labs은 사무실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에서 선두주자이다. 기업가치만 10조 원에 달한다. 2011년 세 명의 20대 사업가가 설립한 신개념 창업지원시설이다. 설립 이후 공동사무실을 미국 워싱턴, 보스턴, LA, 시카고 등 국내는 물론 영국,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27개 지역으로 확장했다. 전 세계에 걸쳐 5만 여명의 창업자들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WeWorks Labs는 입주 창업인들끼리 네트워크 지원이 장점이다. 업무공간 제공과 함께 입주한 창업인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창업교육까지 받을 수 있다. 1층엔 호텔 로비만큼 넓은 공간에 소파, 탁자 등이 배치돼 차를 마시거나 회의를 할 수 있다. 한쪽 구석엔 게임기도 설치했다. 사무실 크기에 따라 매월 400달러에서 3000달러를 지급하지만 구글과 같은 최고의 복지환경을 제공한다.

-한국의 창업보육센터와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은.

"WeWorks Labs은 자신들의 커뮤니티가 수요와 공급측면에서 확장될 수록 더 나은 멤버들의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 장점이자 우리나라 창업보육센터와 차별점이다. WeWorks Labs은 우리나라의 1인창조경제센터나 창조경제혁신센터, 중소기업청 창업보육센터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은 구성원간의 협업 네트워크이다. WeWorks Labs은 더 좋고 많은 임대, 더 많은 커뮤니티 활동, 더 많은 멤버가 선순환하는 모델이다. 한국의 1인창조경제센터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무공간을 서로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나 실질적 공유보다 단순 공간으로 역할만 한다. 한국 창업보육센터의 수익 모델은 주로 임대료 및 장비사용료에 한정됐다. 임대는 고정 임대가 주이다. 월간 멤버십 형태처럼 창업보육센터의 멤버십 회원을 모집하고 내부 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비용을 추가적으로 내게 해 수익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문턱이 낮은 뉴욕대 창업센터인 Leslie Labs와 MIT-VMS도 다녀왔는데.

"Leslie Labs은 2010년 설립했다. 학생, 교수, 직원 및 연구원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예약 없이 상담 가능하며 예비창업자, 창업초기 뿐만 아니라 창업 후에도 언제든 이용 가능하다. 시제품 제작실은 연구장비를 구축해 직접 시제품 제작이 가능하다. 사전에 연락하면 장비사용 방법을 알려준다. 매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장비 교육을 실시한다. 워크숍, 강연, 캠프 등 다양한 네트워크 시스템이 구축됐다. 기존의 사업자가 예비창업자에게 코칭하고 과학자와 기술자 공동 캠프도 운영한다. 이런 계획은 매주 홈페이지에 공지해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MIT-VMS(Venture Mentoring Service)는 2000년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세워진 기업가 정신 함양을 위한 벤처 육성 전문 기관이다. 사업계획, 전략 및 수익 모델, 자금운용 등이 채 확립되기 이전의 아이디어 단계인 창업 초기 단계에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한다. 2014년 기준 MIT-VMS를 통해 MIT 동문이 주로 진행하는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수가 3만 개에 이른다. 이렇게 생긴 스타트업 기업이 460만 명을 고용하고 이들 회사의 매출 규모는 2014년 기준 총 1조 9000억 달러에 달했다."

-하나의 대학이 어마어마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멘토링 시스템과 MIT-VMS의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자원봉사이다. MIT-VMS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 회장, 이사 뿐만 아니라 165명 이상의 전문가가 무보수로 자원봉사 한다. 이런 재능기부 형태의 멘토링 시스템은 멘토들이 기업가 정신 전파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갖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둘째,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할 전문가들을 구분하는 방식이 달랐다. 한국처럼 재무, 회계, 노무 등으로 멘토링 서비스를 할당하는 게 아니라 해당 분야에 창업 경험이 있거나 창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우선 배치했다. 한 명의 멘토로부터 편중되거나 편견 있는 의견을 듣는 것을 방지하고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도록 적어도 두 명 이상의 멘토를 구성해 팀 단위 멘토를 진행하는 점도 한국과 다른 점이었다."

-창업 활성화에 미국 지자체의 역할은 어떤가.

"뉴욕은 인터넷 미디어·콘텐츠 업체를 비롯한 각종 스타트업들이 밀집한 실리콘 앨리(Silicon Alley)가 있다. 앨리는 골목길이라는 뜻으로 정확하게는 뉴욕 맨해튼의 첼시, 미드타운, 유니온스케어 일대를 말한다. 실리콘 앨리는 기존 미디어나 금융 산업과 결합한 사업에 치중한 것이 특징이다. 실리콘 앨리는 2015년 1분기 벤처캐피탈 투자로 37억 달러를 조성해 첨단기술기반 창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일자리 성장추이 면에서는 이미 실리콘 밸리를 능가했다. 실리콘 앨리는 뉴욕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형성됐다. 뉴욕시는 무세금 혜택을 포함해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우리나라 창업보육센터는 주로 정부기관에서 지원하고 지자체 지원은 낮다."

-미국이나 한국 모두 창업 활성화에 대학이 중요하다.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가가 되고 싶거나 창업에 관심 있는 미래의 대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훌륭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최고의 교육기관이 대학이다. 대학은 똑똑하고 창의적인 학생들이 이런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국은 유수한 대학들이 수 많은 창업지원 프로그램 및 교과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고 스타트업을 시작하도록 지원한다. 우리나라 창업보육센터도 자체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대학내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뉴욕의 대학들은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지원 체계가 잘 마련돼 사업 초기 멘토링을 잘 하는 것은 우리나라 창업보육센터와 유사하지만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경청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대학의 창업 열풍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대학이 각종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정확한 기준 없이 운영하고 창업 과정에서 늘 염두해야 할 윤리 원칙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는 지적은 뼈 아프다. 대학이 창업에 필요한 기술, 경험을 제대로 가르치거나 학생들에게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진취적인 자세로 도전하도록 유도하지 못한 점은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 상당히 좁은 의미에서의 기술만 가르친다는 지적도 있다. 변화도 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창업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제공하는 대학도 있다. 교내 실험실에서 개발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려는 졸업생과 수익을 나눠 갖는 협약을 맺는 학교도 있다."

-이번 연수를 통해 도출한 한국 창업보육센터의 개선점은.

"우리나라 창업보육센터는 형식적으로 특화 분야가 지정됐지만 거의 모든 분야 업종을 보육하는 백화점식이다. 창업보육센터의 자립화 개념이 대두되면서 창업 보육료가 인근 지역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창업보육센터 취지와 맞지 않으므로 초기 창업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입주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입주기업협의체 또는 입주기업 대표자 중심으로 기획해 운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이 투자 전문가들에게 사업성과를 발표하거나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갖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졸업기업을 포함한 내실화를 도모하고 각 창업보육센터별 공감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실제로 제가 몸 담고 있는 백석문화대 창업보육센터는 올해부터 단국대 생명공학창업보육센터, 상명대 창업보육센터와 손 잡고 '천안 BI(창업보육센터) 클라우드단' 사업을 추진한다. 개별 대학 단위 창업보육센터 운영을 넘어 지역의 다른 창업보육센터가 연계·협력하는 선진 모델이다. 천안BI 클라우드단을 첫 단추로 이런 협력 모델이 앞으로 천안은 물론 충남까지 확대 될 것이다. 윤평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

첨부사진3

news-yph@daejonilbo.com  윤평호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