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에스키모들은 뇌조따위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오로지 캐리브만을 노렸다. 영국의 학자들도 신형망원경으로 캐리브를 찾았으나 없었다.

사흘째되던 날도 영국인들은 에스키모사냥꾼들과 함께 황량한 황무지의 언덕위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주위를 살펴봤으나 캐리브를 발견하지못하고 천막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함께 있었던 에스키모 사냥꾼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을 찾아보니 좀 전에 있었던 언덕위에 있었는데 모두들 웃는 낯이었다.

"캐리브를 찾았느냐"누구냐고 고함을 질러보니 그들은 크게 머리를 끄덕이면서 손가락을 여덟개 피어보였다. 여덟마리는 발견했다는 뜻이다.

캐리브들을 찾은 다음에도 에스키모 사냥꾼들은 서둘지 않았다. 그들은 큰 나무에 줄을 걸어 개들의 목줄을 걸어놓았다. 캐리브 사냥에는 개들은 더 이상 필요없었다. 공연히 날뛰고 큰 소리를 짖어 사냥의 방해만 될뿐이다.

그들은 도보로 천천히 캐리브들의 발자국을 추적했다. "곧 날이 어두워질것인데 그렇게 느리게 따라가서 되겠느냐"고 물어보니 밤이 되면 다음날 따라가면 된다고 대답했다.

사냥꾼도 사냥꾼이었지만 캐리브들도 그랬다. 거리가 800m쯤되어 그들은 추격자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었는데 당황하지 않았다. 그들은 천천히 도망가고 있었으며 가끔 주저앉아 쉬기도 했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것일까.

노련한 캐리브사냥꾼 두목이 명쾌한 대답을 해주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않는 것이 아니라 총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쥐고있는 그 기다란 쇠대롱에서 총탄이 500m이상의 거리에까지 날아온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말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그 강인한 네다리가 두 다리로 달리는 사람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었다. 좀 두고 봤다가 아주 위험한 거리에까지 오면 그때 도망가도 된다는 생각일까.

거리가 300m쯤되자 사냥꾼 두목이 혼자 앞서 나갔고 다른 세사람은 그 뒤를 따라갔다. 앞서가는 두목은 구리 몸을 숨길려고 하지않고 그저 예사롭게 천천히 걸어갔다. 그런데 그게 캐리브들의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았다. 거리가 그 정도같으면 영국인들이 갖고있는 산탄총으로도 사격을 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유효사거리가 500m나 되는 라이플총을 갖고 있었다.

그때 두목으로 보이는 캐리브 한 마리가 되돌아서 이쪽을 살펴보고 있었다. 나를 쏘라는 말과 같았기에 사냥꾼 두목은 발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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