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5월 말이 되면 북극의 사냥꾼들은 멜빌반도의 땅 위로 올라간다. 날씨가 더워졌기 때문에 해안선의 바다 얼음이 불안정해져 바다코끼리나 바다표범의 사냥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내륙으로 올라가 캐리브(순록의 일종) 사냥을 하게 된다.

에스키모 사냥꾼 마을의 사냥꾼들은 3대의 썰매를 타고 내륙으로 올라갔고 영국의 민속학자들도 따라갔다. 내륙에서는 강물은 녹지 않았기 때문에 썰매들은 강을 따라 상류쪽으로 올라갔다.

태양이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백야이며 온도계는 영하 10도를 가리키고 있었으나 북극은 여전히 추웠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강변에는 지표(地表)가 나와 있었으나 그 땅은 흙이라기보다 얼음이라는 말이 옳았다. 지표에 나와 있는 흙은 겨우 1m 정도 뿐이고 그 밑은 온통 얼음덩이다. 몇 천 년전부터 얼어붙어 있는 덩어리가 그대로 있을 뿐이었다.

지표가 나와 있는 1m도 안 되는 흙에는 이끼 종류의 식물이 있는데 그곳 캐리브들은 그걸 먹고 살고 있었다. 캐리브들은 그런 이끼가 보다 많이 자라고 있는 곳을 찾아 1년 내내 돌아다니면서 겨우 목숨을 유지한다.

그런 캐리브를 잡기란 쉽지않았다.캐리브는 사슴의 일종이었으며 사슴만큼 크고 영리하고 또 민첩했다.

에스키모들의 썰매는 천천히 달렸다.

장거리를 달리는 썰매는 시속 20㎞를 넘으면 안 된다. 인간이 천천히 달리는 속도인데 그래도 하루에 70~80㎞쯤은 달릴 수 있었다.

썰매는 이틀 동안이나 그렇게 달렸으나 캐리브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틀째 야영을 하고 천막에서 나왔을 때 뇌조가 여섯 마리쯤 발견되었다. 눈이 쌓여 있는 해안지대에서는 뇌조는 하얀 털로 변장하고 있었으나 땅이 노출된 그곳에서는 다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불쌍하기는 했으나 식량이 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었다. 영국의 민속학자들은 신형 연발산탄총을 발사하여 다섯 마리를 잡았다. 뇌조는 살이 찐 새였기에 날아오르는 동작이 느렸다. 그래서 두 사람이 발포한 열 개의 탄환 중에서 다섯 마리나 잡힌 것이었다.

에스키모들은 그동안 영국사냥꾼들의 총 솜씨를 보지못하고 있다가 그동안 한꺼번에 뇌조를 다섯 마리나 잡은 것을 보고 크게 놀라고 있었다.

그들은 영국의 신형 자동 5연발 산탄총은 5초 동안에 다섯 발의 탄환을 날려보내고 그 총탄이 정확하게 과녁을 뚫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들이 믿고 있는 문명국 캐나다에서는 그런 총을 만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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