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파이로프로세싱' 공정 가동 포화 상태 원전 방사성 폐기물 문제 해결 기대

내년부터 국내에서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를 재활용하는 연구가 본격화된다.

12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에 따르면 한미원자력헙력협정이 전면 개정되면서 내년부터 사용후 핵연료를 평화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을 가동한다.

모의 사용후 핵연료를 이용한 연구가 아닌 실제 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은 처음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원전 방사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용후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사용된 뒤 배출된 핵폐기물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섭씨 500도 이상의 고온을 이용해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우라늄 같은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공정 특성상 핵무기로 이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회수할 수 없어 핵연료의 평화적 활용이 가능하다.전처리-전해환원-전해정련-전해제련-염폐기물처리 등 5단계 공정을 거친다.

원자력연은 `DFDF`(듀픽핵연료 개발시설)와 `ACPF`(사용후 핵연료 차세대 관리종합공정 실증시설)를 이용해 내년부터 파이로프로세싱 공정 가운데 전처리와 전해환원 단계의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처리 공정은 사용후 핵연료의 피복을 벗겨 원료물질을 만드는 기술이며, 전해환원 공정은 전기분해를 통해 사용후 핵연료에서 산소를 없애고 금속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재활용을 위해 우라늄과 핵물질을 빼내는 전해정련 및 제련 공정에 들어가야 하지만 앞서 한미원자력협력협정에서 전해환원 단계까지 동의를 얻어 이후 단계에 대한 실험은 아직 미국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원자력연은 실제 핵연료 대신 감손 우라늄으로 만든 모의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해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구현하는 `프라이드`(PRIDE)도 운용하고 있다. 이번 실험에 대한 실증자료를 확보한 뒤 프라이드를 이용한 연구가 뒷받침되면 오는 2020년까지 파이로프로세싱의 기술성, 경제성과 핵비확산 수용성을 한미 공동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원자력연은 파이로프로세싱을 제4세대 원자로 소듐냉각고속로(SFR)와 연계하면 포화 상태에 이른 사용후 핵연료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 원자력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정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원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