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년 동안의 고독 리빌링스 지음·김승욱 옮김·어마마마·392쪽·1만8000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이다. 태양은 불타고 있는 항성으로 완전히 타버리면 우리 태양계는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별들로 이어진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

책 제목인 `50억 년 동안의 고독`에서 50억 년은 지구 상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지구상의 생명은 언젠가 사라지게 된다. 저자는 다른 이유는 몰라도 언젠가 태양이 빛을 잃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라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46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양계가 차가운 수소와 먼지로 이뤄진 몇 광년 너비의 구름으로부터 탄생했다. 구름은 큰 원시 가스 덩어리에서 나왔고 가스 덩어리는 궁극적으로 초신성이 돼 폭발할 운명을 지닌 거대한 별들을 만들어내는 별들의 신생아실이었다. 거대한 별들은 폭죽처럼 터지면서 무거운 원소들을 뿜어냈다.

40억 년전부터 38억 년전 사이의 어느 시점에 거대 행성들 사이에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중력의 상호작용이 일어났다.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 상호작용이 태양계 바깥쪽 대부분을 흔들어 수많은 소행성과 혜성이 태양을 향해 날아오면서 건조한 바위투성이 내행성들을 두드렸다. 후기 운석 대충돌기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행성 형성 과정의 마지막 충격이었다. 달 표면은 이 사건의 여파를 보여주고 있다.

1900년대 중반 천문학자들이 찾아낸 행성들은 수백 개였다. 태양계 외행성으로 불리는 이 행성들은 대부분 크기가 크고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우주에 지구와 비슷한 태양계 외행성이 존재할까? 지구의 환경이 일반적인 것일까? 우리는 우주의 고독한 존재인가? 이 책은 인류의 거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46억 년 동안 지구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별로 존재해왔다. 이 책은 지구가 어떻게 태어났고 미래에 어떻게 죽어갈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은하 문명의 흔적을 찾거나 지구와 다른 행성들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조건의 한계를 밝히기 위해 지구의 기후변화를 자세히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외계 지적 생명체와 태양계 외행성 탐색 분야의 선구자적인 천문학자와 행성과학자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그들과의 밀착 인터뷰를 통해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풀어냈다. 천문학자와 행성과학자들이 성취한 대발견의 숨겨진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사람이 살 수 있을 최초의 행성들에 대한 역사적인 탐색을 이끌었던 순간들을 포착해 보여준다. 또 항성들 사이에서 생명체를 찾는 사람들의 노력 속 성공과 실패, 그리고 갈등과 치열한 경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부족한 자금 지원, 정부와 국가의 몰이해에도 우주에서 생명의 의미를 찾아낼 때까지 행성 사냥꾼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 강조한다.

이 책에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에 대한 최초의 탐색을 수행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전파망원경을 사용한 태양계외행성 탐색의 선구자인 프랭크 드레이크와 지구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산출해 볼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든 캘리포니아대학교 천체물리학자 그렉 래플린 등 과학자들이 등장한다. 프랭크 드레이크는 은하계에 존재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확률을 산출하기 위한 드레이크 방정식을 만들어 유명하다.

이 책은 △우리 은하의 문명 존재 △드레이크의 난초 △부서진 제국 △행성의 가치 △빛의 일탈 △빛을 없애는 방법 △불모의 땅을 향해서 등으로 구성돼 지구와 흡사한 별을 찾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단순히 과학적인 연구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문명의 희망과 공포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의미를 담아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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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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