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곳은 수심이 50m 이내인 얕은 바다였는데 표면은 1m쯤 되는 얼음이 얼어붙어 있었다. 얼음과 바닷물 사이에는 역시 1m쯤 되는 공간이 있어 공기가 유통되고 있었다.

바다코끼리와 바다표범들은 그 공기를 흡입하면서 살고 있었다. 작은 고기나 바다 밑에 사는 문어 오징어 조개들을 잡아먹으면서 살고 있었는데 늘 그렇게 살고 있기에는 역시 공기가 부족했다.

그래서 바다코끼리나 바다표범들은 얼음판에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뚫어 놓았다. 따뜻하고 단단한 곳들로 얼음을 녹여 구멍을 뚫고 구멍이 다시 얼어붙지 않게 관리를 하고 있었다.

바다코끼리들은 가끔 그 구멍에서 나와 얼음판 위에서 쉬기도 했는데 그때 사람들과 흰곰들이 그들을 사냥했다.

사람들은 구멍 가까이에 있는 얼음판에 엎드려 있다가 바다코끼리가 나오면 총으로 사살했는데 그때 정확한 솜씨로 바다코끼리의 급소인 아가미에 탄환을 명중시키지 않으면 부상한 바다코끼리는 얼른 구멍 안으로 도망가버린다.

흰곰도 신속해야만 했다. 구멍 가까이에서 엎드려 있다가 기회가 오면 빠르게 돌진하여 강력한 앞발로 바다표범에게 치명타를 주어야만 했다.

바다코끼리 사냥터에 도착한 에스키모 사냥꾼 마을사람들은 우선 천막을 쳐놓고 하룻밤을 지낸 다음 몇 마리의 개들을 데리고 얼음판을 돌아다녔다.

얼음판 밑에 있는 바다코끼리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는 것이었다. 바다코끼리들은 얼음판 밑에서 조심스럽게 돌아다니고 있었으나 개들은 예민한 후각으로 얼음판 밑의 바다코끼리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사냥꾼들도 또한 얼음판에 뚫려 있는 공기구멍을 조사했다. 여러 개의 구멍들이 있었는데 바다코끼리들이 어느 구멍으로 나올 것인지를 살피고 있었다.

사냥꾼들은 개들이 수집한 바다코끼리들의 움직임을 참고로 하여 바다코끼리가 나올 수 있는 구멍을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 가까이에서 매복하여 기회를 기다린다.

그때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펴 흰곰이 있는지도 알아내야만 했다. 흰곰은 바다코끼리뿐만 아니라 사람도 사냥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사냥꾼들은 모두 하얀 옷을 입게 된다. 그리고 방패 같은 하얀 가리게도 갖고 다니면서 그 뒤에 숨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그 다음 요구되는 것은 인내심과 끈기였다. 그들은 영하 30도 이내가 되는 추위 속에서 몇 시간 때로는 하루 종일 기다려야만 된다. 영국에서 온 민속학자들도 역시 그렇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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