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우수한 썰매꾼이란 그런 매질을 잘 하는 사람들이었다. 개들은 모두 힘을 합쳐 썰매를 끌고 갔는데 그런 협동 작업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되는 짓을 하는 개에게 는 어김없이 매가 날아갔다.

바다표범의 껍질로 만들어진 매는 개들의 피부를 찢어 피가 스며 나오게 만들었으나 그런 상처 위에 또 다른 매들이 가차없이 날아갔다.

개들은 목청이 터져라 울었다. 시베리아에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자기들의 고통과 인간들의 잔인성을 알리려는 비명이었다.

썰매개들은 오직 달려야만 했다. 동물의 가장 중요한 행위인 배설도 못하고 달려야만 했다. 썰매개들은 빗발치듯 날아오는 매를 맞으면서 계속 달리면서 소변을 봤다.그러면 소변이 공중에서 얼어붙어 날아갔다.그러나 썰매개들은 달리면서 똥을 배설할 재주는 없었다.

똥을 배설하려면 순간이라도 멈춰야만 했는데 그러면 매가 사정없이 날아왔다. 썰매개들은 그러면 배설되려던 똥이 다시 들어가버리고 그러면 또 매가 다시 날아왔다. 썰매개는 그 고통을 참고 버틴다.

그 개가 일순간이라도 정지하면 다시 썰매개들은 정지된 그 개까지도 끌고 가야만 했고 매는 계속해서 날아왔다. 항문에 걸린 똥덩어리를 배설하려고 그 개가 정지한채 버티면 다른 개들이 모두 힘을 합쳐 그를 끌고 가려고 했기 때문에 그 개는 다리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참혹사였다. 북극에서 썰매를 끄는 개들의 참혹사였다.

영국에서 온 두 사람의 민속학자는 북극 썰매꾼들의 그러한 개 학대를 목격했으나 아무말도 못했다.북극에서 그런 에스키모들에게 개들을 학대하지 말라고 충고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 는 욕소리가 돌아온다.

개는 엄격하게 다루어야하며 개를 버릇없이 만들면 그 개를 망가뜨린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에스키모 사냥꾼들의 개 학대에 대해서는 아무 소리도 하지않았다.

사냥꾼들은 그날밤 바다사자 사냥터에 도착했다. 사냥꾼들은 거기서 천막을 치고 기다렸다.개들은 천막 밖에 박아 놓은 말뚝에 묶어 놓았다.그곳은 흰곰들이 출몰하는 곳이었으므로 개들에게 천막안의 사람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개들을 말뚝에 묶어 놓았는데 흰곰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 말뚝에 묶어 놓지 않으면 개들이 달아나기 때문에 말뚝에 묶인 상태에서 흰곰들과 싸우라는 말이었다. 역시 에스키모들은 개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이었다.

바다코끼리 사냥터는 얼음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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