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에스키모들은 집안에 세 군데의 식량 저장소가 있는데 대개는 방안에 있는 고기를 먹는다. 방안에 있는 고기는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언 것이 완전히 녹아 있었고 발효가 너무 되어 썩은 냄새가 났으나 에스키모들은 그래도 고기가 부드러운 그것들부터 먼저 먹었다.

아직 엄마 젖에서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세 살밖에 안 되는 어린 아이도 에스키모들의 식사방법에 따라 왼손으로 먹고 싶은 고깃덩이를 쥐고 입으로 그 끝을 꽉 문 다음 오른손에 쥐고 있는 시퍼런 칼로 고깃덩이를 잘라 먹는다. 아주 위험스럽게 보였으나 사고는 없었다.

영국에서 온 민속학자들은 에스키모들과 그들의 생활 양식에 따라 동거 생활을 하면서 그들의 생활 실태를 조사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 생고기를 먹었다. 눈을 감고 썩어가는 바다표범의 고기를 꿀꺽 삼켰으나 그것들이 목구멍에 걸려 입으로 나오려고 했기 때문에 참느라고 무척 고생을 했다. 그러나 먹어야만 했다. 북극에는 식물이 없기 때문에 그 생고기를 먹어야만 그 안에 있는 비타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식사를 하면 개들에게도 먹을 것을 주어야만 했다.

개들은 마당에 몸을 붙이고 서로의 체온으로 목숨을 유지하면서 잠을 자고 있었다. 털들이 하얗게 얼어붙어 있었으나 그래도 사람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개들은 모두 일어났다. 그들은 여러 가지 종류이거나 잡종들이었고 아무리 봐도 이리의 피가 짙게 섞여 있는 녀석들도 있었다. 시베리안허스키 마라뮤트 그린랜드허스키 지방 잡종개 이리의 잡종견 등등 다채로웠다. 그들은 모두 썰매개 였는데 동시에 사냥개의 역할도 한다는 말이었다.

그들의 식량은 마당 한가운데 있는 빨래 말림 같은 막대기에 걸려 있었다. 돌덩이처럼 얼어붙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걸 도끼로 찍어 큰 토막을 내어 석유통에 넣고 얼음을 녹였다.

그 냄새를 맡은 개들이 날뛰고 있었으며 얼음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쯤 녹은 고깃덩어리를 다시 도끼로 몇 토막 내어 개들에게 던져주었다. 먹을 수 있는 놈은 먹고 그렇지 않은 놈은 굶으라는 말이었다. 개들이 서로 물고 뜯고 하면서 식사를 끝냈다.

그리고 나서 개들은 썰매를 끌고 바다코끼리사냥터로 가야만 했다. 여덟 명의 사냥꾼을 태울 두 대의 썰매가 마련되었다. 서른 마리쯤 되는 개들이 두 줄로 나눠져 썰매에 묶여졌다.

출발이다. 두대의 썰매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개들의 비명의 목청이 터져 나왔다. 개들은 빗발처럼 가차 없이 날아오는 매를 맞으면서 모두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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