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억원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천안 오목마을 택지분양이 연거푸 실패로 돌아가면서 재정을 축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30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6년 서북구 성거읍 오목리 일원에 13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목마을(옛 대학인 마을)을 조성했다. 전체면적 3만 3566.4㎡이며 1㎡당 분양가는 130만원대다. 당시 시는 천안IC와 북천안IC에 인접해 천안역과 천안아산역 등 편리한 교통망으로 접근성이 좋으며 인근 주요 대학교에서 약 10분 이내에 진입이 가능해 입지조건이 뛰어난 전원형 주택단지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시가 100억원 이상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오목마을 조성사업이 분양에 실패하며 막대한 재정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과 4월 `대학인의 마을`로 추진했던 분양에서 모두 유찰됐다. 단지이름도 `오목마을`로 바꾼 후 2차례 입찰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매입 조건도 완화해 대학 관계자에서 일반인까지 확대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천안시의회 황천순 의원은 "정주여건에 맞지 않는 곳에다 조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해 혈세만 낭비한 꼴이 됐다"며 "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마을 주민들도 변죽만 울린 마을 조성사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성거읍 오목리 이장 A씨는 "이 지역에 오목마을을 조성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혐오시설에 따른 환경 피해 등으로 인해 이 곳을 떠나려는 주민도 있는데 오히려 분양을 받아 이 지역에 들어와 살려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시의 안일한 행정을 꼬집었다.

한편, 일각에선 주민 편의 시설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주변 기업을 고려한 기숙사 등으로의 활용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나온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우선 수의계약으로 진행을 해 본 후 이마저도 안 되면 향후 차선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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