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보노보는 일반 침팬지에 비하면 덩치에 비해 머리 부분이 크고 두개골이 원형이었으며 팔 다리가 날렵했다. 그리고 행동이 경쾌하고 두 다리로 걸어가는 모습도 무릎을 쭉쭉 뻗으면서 걸어갔다. 보통 침팬지에 비하면 보다 사람과 가깝게 보였다. 성격도 온화했고 침팬지처럼 신경질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서 원주민들은 보노보를 사람과 가까운 친척이라고 보고 그렇게 대우하고 있었다. 죽이거나 해치는 짓을 하지 않았고 친해지려고 했다. 보노보 측도 사람들을 그렇게 보는지 사람들과 10m 이내의 거리에까지 접근했다. 새끼들은 사람들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먹을 것을 얻어먹기도 했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었다. 보노보의 새끼에게 자기의 젖을 먹이는 원주민 여인도 있었다. 고아가 되어 굶주리고 있는 보노보의 새끼에게 젖을 먹이면서 키우고 있었다.

그 새끼는 그후 이유기가 되어 자기들 무리에게 돌아갔으나 그후에도 자기의 양모를 보면 달려와 안겨 먹이를 받아 먹었다.

피그미침팬지를 조사 연구하려고 현지에 온 백인 학자들은 그걸 보고 자신들도 보노보를 일반 침팬지와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백인 학자들은 현지에서 보노보들을 밀접 조사한 결과 보노보를 현존의 유인원(類人猿)중에서 가장 사람과 가까운 친척으로 보고 보노보를 일반 침팬지 종류에서 독립시켜 보노보과의 동물로 다루기로 했다. 진화과정에서 인간과 유인원의 사이에서 그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하려고 했다.

그러나 연구실에서 유인원 종류의 원숭이들을 조사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 가운데는 보노보를 그런 위치로 격상시키는 데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었다. 보노보가 아니라도 사람과 가장 가까운 종류가 될 수 있는 원숭이 종류가 많다는 이유였다. 그런 원숭이 중에는 이미 사람들과 함께 연구실에서 일을 하는 원숭이들도 있었고 얼굴색이 사람들처럼 황갈색 또는 흰색인 원숭이들도 있었으며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원숭이도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학자들 간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 일어났다.

1944년 연합군이 독일의 뮌헨 동물원에 가까운 헤라브룬시를 폭격한 일이 있었다. 그때 동물원은 직격탄은 맞지 않았으나 비처럼 떨어지면서 작렬하는 폭격 소리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 동물원에 있던 보노보들이 그 충격으로 모두 죽었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원숭이들은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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