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360쪽·1만6000원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이 `전쟁의 축복`을 받은 대표적인 나라라니…. 피해자와 수혜자를 동시에 만들어 내는 `전쟁의 역설`에 대한 호기심과 미국 사회를 이해시켜 줄 책이 나왔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늘 참혹했지만 동시에 늘 수혜자를 만들어냈다. 형언할 수 없는 전쟁의 참혹함 위에서 수혜자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전쟁이 인간 세계의 근본 모순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전쟁의 역설`을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원래부터 대중에게는 전쟁을 선호하는 경향이 내재한다면서 전쟁이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유토피아라고 했다.

또 크리스 헤지스는 "비록 파괴와 살육이 자행되지만 전쟁은 우리가 살면서 갈망해온 것을 줄 수 있다. 전쟁은 우리에게 의미와 목적, 살아야 할 이유를 줄 수 있다"면서 "전쟁은 유혹적인 만병통치약이다. 전쟁은 해결책과 명분을 준다. 전쟁은 우리를 고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했다.

전쟁의 곤혹스러움을 설명해주는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전쟁의 역설`은 세계 강대국들을 설명해주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은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야말로 `전쟁의 산물`인 동시에 `전쟁의 축복`을 받은 나라의 전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독립전쟁, 미국-멕시코 전쟁, 남북전쟁 등을 통해 미국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이후 벌어진 미국-스페인 전쟁,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등을 통해서는 `글로벌 제국`으로 성장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의 세계 무역 비율은 20%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합국 중 특히 영국에 수출할 군수물자를 생산하면서 호경기를 맞은 것. 전쟁 전 미국은 약 30억 달러의 외채를 갖고 있었지만 전후에는 약 130억 달러의 채권국이 됐다. 그 와중에 뉴욕 월스트리트는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전쟁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미국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분석하고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오늘날의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종합 보고서가 될 것이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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