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 국가통합 나서야" 국내 정치상황 입장 구체적 표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려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려오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임기를 마치고 돌아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 그 역할은 그 때 생각해보겠다"며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한 그는 도착직후 중문단지로 이동,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사무총장) 임기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도와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동안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평소 국내 언론과의 만남을 극도로 피하거나 대선과 관련된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았던 점과 비교하면, 이날 간담회에선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며 사실상 대권 도전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지도자가 국가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국내 정치현실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한 뒤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쟁, 계파 지역분열을 누군가가 없애야 한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체력, 나이 등은 별 문제가 안된다"면서도 "가족간에 이야기가 달라 뭐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해 출마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심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다만 "국내에서 자신의 퇴임 후 거취를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알고 있지만, 임기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도와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올해 말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면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 총장은 또 북한과 관련해 "고위급간에 대화채널을 열고 있다"며 "남북간 대화채널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6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반 총장의 입국시간은 세계 인도주의 정상회의가 열린 터키 이스탄불에서의 출발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1시간 정도 지연된 오후 4시 55분 쯤 카타르항공 전세기편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26일 오전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연설한 이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27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30일까지 일산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참석, 안동 하회마을 방문, 경주 유엔 NGO 콘퍼런스 참석 등 국내 여러 지역을 오가는 `광폭 행보`에 나선다.

`반기문 대망론`의 정가 관심도를 반영하듯 여야는 각각 반 총장을 반기거나 경계하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으며 설전을 펼쳤다. 서울=송신용·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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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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