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제거·보톡스 시술 환자도 감소세

불황을 모르던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미용관련 병·의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저가 치료를 선호하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감소하는 추세여서 장기적인 불황에 의료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

25일 대전 성형외과·피부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불황의 늪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호황기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환자 수로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새롭게 개원하는 병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병·의원들 사이에 환자 모시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신체의 질병 치료가 아닌 미용이 주된 목적인 이들 분야는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꼭 필요한 것에만 돈을 지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발이식·가슴성형 등 고가의 시술·수술을 하는 사례는 드물고, 비교적 저가인 쌍커풀 수술이나 앞트임 등도 꼼꼼한 확인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싼 병원을 찾으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전 서구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불황이 길어지면서 호황기 때의 절반정도에 불과한 환자들만 찾고 있다. 이들도 고가의 수술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금이라도 싼 비용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라 비전문의를 찾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피부과의 상황도 비슷하다. 100만-150만 원정도 하는 주름개선을 원하는 환자는 물론 점 제거, 보톡스 등 비교적 간편한 시술을 받고싶어 하는 환자도 감소 추세다.

특히 피부과가 집중돼 있는 대전 서구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둔산동의 한 피부과 원장은 "최근 대전의 피부과 병·의원의 상황은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만 늘어난 상태"라며 "손님을 모시기 위해 병원마다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역의 의료기관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기준 대전의 의료원은 상급 종합병원 1곳, 종합병원 8곳, 병·의원 1034곳이었지만 2014년에는 병원 2곳, 의원 16곳이 추가로 개원했다. 또 지난해에는 종합병원이 2013년에 비해 1곳 늘었고, 병원은 3곳이 줄어들고, 의원은 12곳이 늘어났다. 대전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의는 계속 배출되지만 취업할 수 있는 자리는 한정돼 있는 만큼 개원을 선택하는 전문의들이 늘어나면서 과도한 경쟁은 불가피해졌다"며 "병·의원 간 경쟁과 함께 지속된 불황으로 성형외과·피부과는 환자의 수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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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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