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론' 반기문 내일 방한 … 정치권, 행보주시 셈법분주

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방한하는 것을 계기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이 4·13 총선 이후 `충청대망론`의 한 축으로 급부상한 상황에서 정치권은 그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아프리카 등 순방에 오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출국일에 반 총장에 입국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벌써부터 야권 일각에선 범여권 후보로 분류되는 반 총장을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이다.

반 총장은 25일 정오 쯤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이다. 입국 당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최로 열리는 제주포럼 환영만찬 참석을 시작으로 5박 6일간의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이 중 비공식 일정도 포함돼 있다.

26일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을 하고, 오후에는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 27일 밤 서울로 돌아오는 등 귀국할 때까지 광폭 행보를 펼친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행사나 정치권 인사와의 만남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아직 내 임기가 7개월이 남아 있다"고 언급하며 한국 정치와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다르다.

먼저 비공개로 개인 일정을 갖는 28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반 총장은 불필요한 억측 차단을 위해 고향(충북 음성)을 방문하는 대신 이날 서울에 머물며 고향에서 상경하는 모친을 비롯한 가족들과 오찬 모임을 갖는다.

일부에서는 한국 내 측근들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성사될 경우 면담 인사 면면이 특히 주목된다.

경북행에 대해서도 여러 말들이 나온다. 반 총장은 29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기념식사와 오찬, 탈춤공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회마을 방문 후 경북도청 신청사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면담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 입국을 이틀 앞둔 23일 야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반 총장에 대해 "이제 해외에 나가서 뭔가 한 자리 하면 그것이 국위선양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코노미스트, 반기문 혹평… 행정·통치 모두 실패한 총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링크, "더 한심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 언론이 일방적으로 반 총장 두둔 보도만 해왔다는 점"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모호하게 하는 분 중 성공한 분이 없어 제대로 (입장을)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여의도 안팎에서는 새누리당과의 교감이나 연계 움직임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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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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