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 "원산도·대산항 인프라 등 기항지 최적" 해수부, 道 항만개발 인색… 제주·부산 활성화 치중

정부가 국가 신 성장동력으로 크루즈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선 가운데, 서해안 시대를 이끌면서 풍부한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한 충남도 항만 개발에는 인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보령 원산도와 서산 대산항 등에 크루즈선의 입항이 가능한 '기항지' 개발에 적극 나서 충남권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 충남도 역시 제주, 부산 등 타 지역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는 관광 인프라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6년 크루즈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국내 주요 기항지에 크루즈 관광객을 올해 150만 명, 내년 200만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0년까지는 국비로 크루즈 승무원 2000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 유치활동으로 올해 크루즈 선석 배정 기준 908항차 입항이 확정됐다. 이는 제주항이 285항차에서 554항차로, 부산항이 71항차에서 238항차로, 인천항이 53항차에서 114항차로 증가하는 등 지난해 409항차와 비교하면 1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한 해수부는 외국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크루즈 기항 일정에 맞춰 케이팝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크루즈가 동시에 3척 이상 접안할 수 있는 인천, 제주, 부산 등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환황해권 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충남지역은 크루즈 산업과 동 떨어진 모양새다. 보령 원산도와 서산 대산항을 크루즈 기항지로 활용할 경우 타 지자체에 버금가는 관광지로 거듭 날 수 있다는 게 관광산업계의 관측이다.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활용할 경우 중국과 최단거리 항로가 구축된다. 또한 권역내 태안해안국립공원, 천수만, 간월호, 부남호 등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령 원산도를 기항지로 개발할 경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입증된 보령머드 축제 등과 연계할 수 있다.

충남도 역시 크루스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도 관계자는 "충남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현실적으로 기반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령과 서산의 부두 등을 활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현재 구체적인 내용들은 해수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충남지역이 아직 제주 및 부산 등에 비해 '관광+쇼핑'을 결합 할 수 있는 지역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충남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크루선 상품은 외국 선사가 직접 계약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광과 쇼핑이 가능한 제주, 부산 등이 선호 받고 있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충남지역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충남은 도서지역이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 지역 특색을 살린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도 염두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상훈·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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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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