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들이 다음달 9일에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섰다. 학교현장에서 '선생님'으로 불리는 스포츠강사들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고용불안과 저임금 때문이다. 현재 대전지역 일선 초·중학교에 배치된 스포츠 강사는 대략 200명 정도 된다. 초등 스포츠강사는 정규체육수업을 보조하도록 되어 있지만 사실상 일주일에 최대 21시간의 체육수업을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강사에게 주어지는 급여는 월평균 156만 70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저것 떼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은 140만원 정도라고 한다. 올해 최저임금(603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126만 27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포츠강사는 영양사, 조리사와는 달리 교육공무직원으로 포함되지 않아 교통비 등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에 스포츠강사(체육지도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 전환대상도 아니다. 스포츠강사의 계약기간도 매년 3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11개월밖에 되지 않을 뿐더러 수업이 없는 방학땐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 스포츠강사들은 스스로를 11개월짜리 단기알바생이라고 부른다. 또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반복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심하다고 한다.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자존감을 갖기에는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이다.

정부가 학교현장에 스포츠강사를 배치한 것은 2008년부터다. 학교에서의 체육활동을 활성화해 학생들의 신체발달과 지능향상, 사회성 및 협동심을 발달시키자는 게 목적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지덕체를 겸비한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자는 내용의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을 지난해 마련했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체육활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스포츠강사들이 학교를 벗어나 거리로 나서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될 일이다. 학교현장에서 미래의 동력을 키워낸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처우개선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무기계약직 근로자 전환 여부에 대한 논의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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