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교내 동아리활동 '전성시대'

교내 동아리활동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서울대가 2017학년도 모집정원의 약 77%를 수시로 선발하기로 하는 등 대학마다 수시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대는 수시에서 특기자·논술전형 없이 모든 학생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장래희망과 관련된 '자신만의 스토리'가 합격을 좌우한다.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의 열정과 노력이 학생부에 잘 담겨있어야 한다. 대학은 지원학생이 '우리 대학 이 학과를 지원하기 위해서 고교 3년간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평가한다. 한마디로 '전공적합성'을 보겠다는 것이다. 학생부 안에서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교내활동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를 통한 의미 있는 활동들은 전공적합성 뿐만 아니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까지 보여줄 수 있어 성공적인 학생부를 만들어 준다. 교내 동아리활동이 뜨고 있는 이유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평가의 핵심요소는 교내 비교과활동이다. 다양한 비교과활동 중에서도 동아리활동은 희망전공에 대한 열정, 전공과 관련된 심화된 활동 내역, 동아리 내에서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인성과 갈등해결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대신고 발명동아리 'SCIVILL'의 이진용 지도교사는 "교내 동아리활동은 진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부의 창의적체험활동, 동아리활동, 교과세부특기사항 등에 동아리활동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담아 전공적합성과 대학에서의 수학(受學)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 대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도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이다. 대신고 최용관(3학년·SCIVILL 前 회장) 학생은 "동아리활동의 가장 큰 장점은 문·이과 학생이 같이 활동할 수 있어 융합적 사고력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CIVILL은 발명동아리지만 문과 학생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또한 전공 관련 분야 선·후배간 멘토·멘티를 형성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이창민(2학년·現 회장) 학생도 '소통'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회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의견을 나눈다. 동아리활동으로 발명뿐만이 아니라 협동까지 배우고 있다.

교내 동아리들은 대부분 학생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가 되면서 학교마다 자율동아리가 붐을 이루고 있다.

동아리들은 매년 3월 입학생이 들어오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모집과 선발 모두 학생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인기 동아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높은 동아리는 가입이 '하늘의 별따기'다. 또 들어가기만 한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1년간 활동의 과정과 성과를 평가해 성적이 부진하면 탈락하기도 한다.

보통 월 2-4회 4시간 정도 학교 동아리활동시간에 모인다. 하지만 동아리와 관련된 분야의 각종 대회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말에 모일 때도 많다. 대회를 앞두면 선배들이 각 대회의 요구사항을 분석한 후 1-2학년들이 아이디어를 발표하면 이를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서 대회에 나간다. 대신고 SCIVILL은 지난해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단체상을 수상해 대전지역 1위와 전국 4위를 기록했다. 동아리 자체적으로 교내대회를 주최하기도 한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처럼 교외대회는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교외대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 이유는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학생부에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대회 참가 경험은 대학과 사회에서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동아리활동은 소논문(R&E)으로도 이어진다.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선·후배 간 머리를 맞대 연구한 결과를 논문으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보통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의 심화 주제를 다룬다. 산업공학과 진학이 목표인 최용관 학생은 지난해 '2차사고 예방을 위한 새로운 안전삼각대에 관한 연구'로 '대한민국 청소년 공학기술 학술대회' 지식재산 분야에 참가해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지난 2003년부터 이공계 최우수 학생을 세계적 수준의 핵심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대통령과학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도 국내 신규 장학생 137명을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혜택들이 주어진다. 국내장학생의 경우 등록금 전액 및 학기당 250만원의 학업장려비를, 해외장학생은 연 5만 달러 이내에서 학비 및 체재비를 대학 졸업 시까지 지원한다. 이에 따라 올해도 총 466명의 학생이 지원해 평균 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통령과학장학생은 국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로서 국내 및 해외 4년제 대학의 자연과학 및 공학계열 학과(부)에 입학예정인 학생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내신성적, 학업계획서, 과학활동실적서 등의 서류심사와 심층면접, 집단토론 등 면접심사의 평가과정을 거쳐 수학·과학 분야 탁월성, 잠재성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올해는 어머니가 대장암으로 투병치료를 하며 고생하셨던 모습을 보고 암세포 치료법에 대해 공부하고자 생명과학 연구원을 꿈을 키우며 표적치료제 연구를 통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생명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농업과 과학기술이 조화를 이뤄 미래 우리나라의 식량자원 확보에 이바지 하겠다는 학생,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윈 시련 속에서도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 국제천문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하는 등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학생 등이 선발됐다.

이번에 선발된 학생들을 살펴보면 각각의 '스토리'는 다르지만 공통된 '스펙'이 있다. 바로 적극적인 교내 동아리활동이다. 뚜렷한 동기를 가지고 동아리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이력이 '숨은 비결'이었다.

이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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