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주한 美대사 대전 방문… 본보 단독 인터뷰

마크 리퍼트(Mark W. Lippert) 주한미국대사는 21일 "(미국)정부 입장에서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은 어느 정도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한 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미 상공회의소는 전반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한·미 양국에) 이미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줬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대전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외교관이기 때문에 국내(미국) 정치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도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의견을 전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핵우산을 통해 한국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데 강력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한반도와 관련된 일련의 군사·경제 분야 발언 및 공약이 냉철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트럼프 후보의 주한미군 철수 발언과 관련해 "한국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주한미군의 비인적(非人的) 주둔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대규모의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등 한반도 안보에 있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양국은 서로 도움이 될 수 있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미 FTA와 관련해 부연설명을 하면서 "경제관계에 있어서는 해야 할 일이 남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 상공회의소는 현재의 한·미 FTA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한·미 FTA는 국가간 FTA 협정 중에서 가장 '골드 스탠다드'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의결된 대북 제재와 관련해 그는 한·미 동맹뿐만 아니라 영국·프랑스·일본 등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여러 나라와의 협력을 통한 결과물이며, 독자적인 제재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뉴욕에서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뜻을 같이 하는 나라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강력한 제재를 도출했다"며 "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강도에 있어서 전례 없는 제재가 통과된 것이기 때문에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이외에도 어떤 것을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북한에 있어서 선택지를 보여주기 위한 독자적 제재, 다른 형태의 조치를 고려중"이라며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이번 제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핵실험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미리 예단하고 싶지 않지만 핵실험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과거에 함께 공조해 오고 협력해 온 것을 볼 때 한·미 동맹뿐만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다른 국가와 함께 긴밀한 외교적 협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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