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출마 시사에 문재인 "경쟁 영광" 응답 '정계은퇴' 손학규·'서울시장' 박원순도 의지 안철수는 與 인사 영입 가능성 언급 관심집중

야권 잠룡(潛龍)들의 대권 행보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4·13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한 것을 계기로 대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후보들이 앞다퉈 대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더민주 최대계파인 친노계(친노무현계)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일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 참석차 국회를 방문, 기자들을 만나 내년 대선 출마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안 지사는 `충청대망론`과 관련, 여권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야권의 충청권 후보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나는 불펜 투수로서 지금도 여전히 연습하고 몸 만드는 단계에 있다"며 "도지사 선거 때도 열심히 준비하고 실력을 쌓아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시대의 요청이 있을 때 자기가 (나갈) 준비가 안 돼있는 것"이라며 "준비가 안 된 건 군대조직으로 치면 장수의 문제이고,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는 건 가장 큰 죄"라고 언급, 소명을 강조했다.

총선에서 자신의 최측근들이 약진한 데 이어 박완주 의원(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원내지도부 입성에도 성공하면서 비롯된 자신감의 발로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아가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입장을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고 판단 했음직하다.

야권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도 안 지사의 발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대선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고려대 주최 포럼에서 강연을 마친 뒤 "안 지사와 같은 좋은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그만큼 우리 정치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더민주 손학규 전 고문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태세다. 그는 2년 전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최근 광주에서 "총선의 결과를 깊이 새기고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을 제대로 안아서 `새 판`을 짜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혀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제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부름 앞에 더 이상은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발언해 여러 해석을 낳았다.

국민의당에서 독보적인 대권 주자인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여권 인사들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열어 두고 있어 20대 국회가 열리면 야권을 중심으로 대권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 영입은 물론 정의화 국회의장이나 무소속 유승민 의원과도 손 잡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치고 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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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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