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수군 이끌고 몽골군 아산 침입 방어 순천향대 아산학硏, 市에 기념사업 추진 건의

고려시대 몽골군 침입 시기, 지금의 아산시에 속한 온수현을 몽골군이 포위하고 있을 때 수군을 이끌고 전투를 벌여 대첩을 거둔 이천 장군의 기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지역에서 일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소장 김기승)는 `고려시대 이천 장군과 온수대첩`을 주제로 지난 20일 온양문화원에서 제9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운용혁 공주대 역사학과 교수는 `이천 장군의 온수대첩과 그 역사적 의의`를 주제 발표했다. 그는 "1256년 6월 장군 이천이 몽병과 온수현에서 싸워 수십 급을 베고 양민 1백여 명을 구했다"며 "이천 장군이 아산만에 상륙해 교두보를 확보한 다음 공격지점을 몽고군이 장악한 온양으로 설정해 공격, 아산만 연안에 진출한 몽고군의 진로가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몽고 전란기 괄목한 전투 성과를 남긴 이천 장군에 대해 지금까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며 "역사 재인식과 함께 기념비 건립, 탐방 프로그램 개발, 강좌 개최 등 다각적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일환 아산학연구소 연구실장도 `몽골의 침입과 아산민의 대몽항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천 장군과 수군 200명이 전격적인 기습작전으로 몽골군을 격파하고 승리를 거둔 온수대첩은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온수대첩이 오늘날 지역민에게 특별히 기억해야 할 소중한 역사자원"이라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국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아산 지역 대몽항쟁 기념물 조성을 제안했다.

시도 이천 장군의 재조명과 기념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시는 지난해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 의뢰해 `이천 장군 기념탑 건립 관련 타당성 및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보고서에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대한민국 해전사에서 온수대첩이 세계 최강 전투력으로 무장한 몽골군을 충분히 격파 가능한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든 자신감 획득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해군은 이천 장군을 고려 대몽항쟁기 명장으로 꼽으며 1992년 10월 12일 국내에서 직접 건조한 첫 번째 잠수함 명칭을 `이천함`으로 정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이천 장군 기념탑 건립 후보지로 도심 공공시설, 온양관아 인근, 선장면 일원 시립공원 등 3곳을 제시했다. 기념탑에는 1236년 온양 대몽항쟁, 1256년 이천 장군 승전의 두 가지 역사 사실을 기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여부에 따라 이천 장군 재조명이나 후속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시 문화재팀 최욱진 주무관은 "지난해 용역사업 종료 뒤 올해 이천 장군 관련해 따로 편성한 예산은 없다"며 "지역사회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다면 후속 사업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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